“내가 왜 면지역으로 발령나야 합니까”
“내가 왜 면지역으로 발령나야 합니까”
  • 부안=정재근기자
  • 승인 2004.04.1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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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부안군 정기인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한 공무원이 면지역으로 인사발령에 불만을 품고 밤에 술을 마신 후 군수실 출입유리문 등을 부순 혐의로 긴급체포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7일에도 승진인사 누락 등에 불만을 품고 토목직 21명이 집단연가를 제출, 하루만에 업무에 복귀한 일이 아직 마무리도 되지 않은 터에 또다시 이같은 인사불만 행동이 터지자 부안군이 매우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16일자 정기인사에서 면지역으로 발령이 난 L모 직원(7급)은 자신의 소속 계장과 과장에게 “내가 왜 면지역으로 발령나야 합니까”라고 묻자 “나도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들은데다 자신의 의견을 전혀 묻지 않았다고 이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밤 L씨는 군청 인근 음식점에서 술을 마신 후 군청내에 진입, 복도에 있는 화분으로 인사권자에 대한 항의표시로 군수실 출입문을 깨고 들어가서 세워진 거울도 부숴 공용물건 손상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에는 6급 승진 및 전보인사에서 토목직 공무원들이 승진인사에서의 소외에 불만의 표시로 건설과 직원 등 7급 이하 21명이 집단연가를 신청, 8일 출근하지 않았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핵폐기장 유치문제로 마찰을 빚으면서 공무원들의 행동이 어려운 처지에 있었던 것은 이해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공무원의 신분을 잊은 채 인사불만에 대한 항의 표시로 군수실 출입문을 부수는 등의 근무기강 해이로까지 번져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부안군도 앞으로 ‘반핵’이나 ‘찬핵’의 눈치에서 벗어나 모든 분야에서 좀더 정정당당하고도 떳떳한 인사행정을 펼칠 때 직원들도 근무기강도 확립되고 이해할 것이다.

 부안군 한 공무원은 “인사권자인 군수가 집단연가 직원들의 깊이 반성에 징계 및 인사위원회 회부 여부를 놓고 결심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돌출행동으로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까 걱정된다”며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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