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국회
초선 국회
  • 승인 2004.04.19 16: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적의원 6할 이상이 새내기들인 17대 국회는 외양적 구성 분포상 ‘초선 국회’라 불러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바꿔 바꿔’에 의해 개성이 강하고 이념 성향에 투철한 신진들이 대거 등장한 만큼 새로운 의정 문화와 풍토를 조성할 엄청난 세를 발휘할 것이 자명하다.

 여기에 39명의 여성의원들까지 가세하여 여러가지 구색을 갖춘 ‘새판’의 이미지가 나올 것도 예고된다. 1학년에 입학한 남녀 공학 초중고의 시끌뻑적한 학년초 교실이 이번 의회와 번갈아가며 망막을 채운다. 다만 국민의 대표로 뽑혀 온 선량들인 이상 그 분위기는 한 여름이 무색할 정도로 펄펄 끓어 넘칠 것이다.

 국회 개막시 번쩍이는 국회의원 뺏지를 차고 입장하여 선서를 한 뒤 배정된 자리에 앉으면서 어떤 상념들을 떠올릴지 자못 궁금하다. 처음이란 흔히 도전과 진취를 덕목으로 거는 사람들에 의해 특징지어진다. 새로움, 혁신적인 것, 개방, 시도, 얽매이지 않음, 탈피... 등등이 부동(不動)의 상징이다.

 초선에 연령이 낮아진 젊은 국회, 새내기 국회의원들은 그래서 전선에 나선 두려움없는 초년병들처럼 그런 것들을 생명수처럼 처연히 여길 수 있다. 그것들이 기존의 어떤 규범이나 제도보다 강한 도덕률이고 금지옥엽처럼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안될 행동의 기준이나 강령일 수 있다.

 그것은 특권이라면 특권일 수도 있다. 이 세상 어느 것도 완벽하다고 할 수 없으니 국회 문화 역시 많은 부족한 것을 메꾸어 새로이 만들어가고 가꾸어가는 데 집중될 것이다. 개성이 강한 새내기들이 구성원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때 만들어가는 것과 가꾸어가는 것의 형태나 정체도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를 게다.

 방법도 형식도 심지어 모양새 자체도 확연히 바뀔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을 덜 불안하게 하는 일은 어김없이 중요하며, 밖에서 내부 문제를 비판할 때와 안에서 밖을 통찰하는 과정은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