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칼럼]낙선은 당선보다 소중한 경력
[여성칼럼]낙선은 당선보다 소중한 경력
  • 승인 2004.04.20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거는 마치 전쟁과도 같다. 전쟁에는 반드시 패자와 승자가 있는 법이다. 어느 누구라도 세상을 살아가면서 패배의 경험은 다가오기 마련이다. 자신에게 항상 합격과 당선만이 주어진다면 그 누가 인생을 살아내지 못하거나 정치를 할 수 없겠는가.

 낙선은 자신의 삶과 정치생활에 있어서 당선보다도 더 값진 교훈이기에 더욱 소중한 경험이 된다. 선거가 종료하면 우리가 보내는 승자에 대한 찬사와 박수도 소중하지만 패자에게 보내는 아름답고 귀한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일이 더욱 필요하다.

 고난과 수난은 부활을 예고한 거룩한 과정이었다. 선거 또한 당선을 목표로 하는 고난의 과정이지만 한 걸음 나아가 생각해 보면 그 과정 또한 정치의 연속일 뿐이다. 선거라는 과정을 통하여 주민에 대한 소중함을 배우고 주민의 요구와 바람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자신이 의원이 되면 무엇을 대변하여야 하는지를 배우게된다.

 선거가 종료한다는 것은 선거를 치르던 과정 속에서 일깨우고 터득한 교훈을 실현시켜 나가는 또 하나의 시작일 뿐이다. 선거는 주민으로부터 배우고 주민을 위한 과정이었음을 망각하고 결과에만 연연하여 당선에 이르기 위한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당선만 하면 그것이 바로 승리라는 통념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선거에는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있을 수 없다. 자신이 선택한 생활정치라는 봉사과정에 적합한 아름다운 행보를 선택 할 때 그것이 바로 승리이며 이러한 행보를 꾸준히 겸허하게 하고 있는 자에게는 한 때의 실패는 선험적 경험과 훈장이 될 뿐 결코 패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힘들여 쌓아온 과정을 패배로 만들 것인가, 고귀한 경험을 정의의 열매로 승화시킬 것인가는 자신의 의연하고도 올바른 자세에 달려 있을 뿐, 결코 오늘 한번의 패배의 실패로 남겨서는 안 된다. 여기에 낙선은 더욱 소중하고도 값진 보물과 같은 경력이 되는 이유가 있다. 오늘 이렇게 숭고한 싸움을 마친 자에게 격려의 박수와 뜨겁고 다정한 눈길을 보내는 포용력 있는 사회적 풍토가 마련 될 때 순수한 열정을 지닌 생활정치 봉사자들이 정계에 투신하여 정의롭고 살기 좋은 사회를 위해서 일 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될 것이다.

 선거에 참여하여 잘 싸워준 주자에게 승자와 더불어 패자의 낙선 또한 훌륭한 경력으로 지칭 받는 사회적 인식과 문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 사람 참 잘 싸웠다.’ , ‘더 열심히 해보라’ 는 격려를 보내는 사회야말로 건전하고 성숙한 사회로서 참신한 정치 신인과 여성정치인을 길러 낼 수 있는 사회적 저력이 된다.

 지난 2002년 6.13 지방선거를 마치고 발표를 맞이하던 그 시점을 선거에서 있었던 여러 사람들과의 갈등을 송두리째 던져버리고 용서하는 시점으로 삼았던 기억이 난다. 낙선을 하였건만 신기하게도 모두 용서하고 잊어버릴 수 있었던 것은 선거라는 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깊이 새기되 서로에게 있었던 불미스러운 상처는 깨끗이 잊어버리고 용서해야하며 포용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를 지지해주신 주민과 이 자리에 서기까지 도와주신 분들게 보답하기 위해서 다시 시작하였다.

 이제 선거라는 수난과 고통의 전쟁이 마감하였다. 우리는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를 아우르는 소통과 통합의 정치를 시작해야한다. 이번 선거를 통하여 나름대로 정치개혁을 해 내었다면 그것을 실천해 나가는 상생의 정치와 보살핌의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상처를 꾀매고 어루만지어 새 살이 돋아 우리 경제를 살찌우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희망을 주며 주름진 어르신의 얼굴에 해 맑은 미소를 보내드리기 위하여 어서 새 아침을 열어 나가자.

김혜숙<전북여성정치발전센터 교육위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