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길이 있고 그 길 위에 내가 있다
책속에 길이 있고 그 길 위에 내가 있다
  • 태조로
  • 승인 2004.04.21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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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세계 책의 날을 맞이 하여-
여기저기 정신 없이 핀 꽃들이 사람들을 환장하게 하더니 급기야는 마음 구석구석까지 근질근질하게 만들어 들로 산으로 꽃놀이 판에 다 내몰았다. 그러나, 시간은 여지없이 흘러가고 4월의 끝머리쯤에 세계 책의 날(4월23일)을 만들어 놓고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세계 책의 날은 1955년 제28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매년 4월23일을 세계인들의 독서증진을 위하여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로 정했다.

현재 지구상의 30여 개의 나라에서는 이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하고 독서 진흥을 위하여 다양한 행사들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출판인회의가 주축이 되어 2002 년부터 전국 중?대형 서점들이 ‘책과 장미의 축제’를 개최해 오고 있다. 세계 책의 날에 장미를 선물하는 것은 스페인의 ‘까탈루냐’ 지방에서 책을 사는 사람들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선물하던 ’세인트 조지‘ 축일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 날, 세계 책의 날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렇듯 세계 책의 날이 봄 가운데 있는 것은 나머지 1년의 날들을 열심히 책을 읽으라는 뜻이리라. 흔히들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어디 가을에만 책을 읽어야 한다고 누가 못이라도 박아 놓았는가?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 것은 아마도 계절적으로 춥지도 덥지도 않아 책을 읽기에 쾌적한 기온이라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이야 냉?난방 시설이 잘 되어 굳이 가을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문제는 책을 읽겠다고 하는 의지에 달렸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요즘 책을 읽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가? 지금 출판동네의 체감지수는 아직도 겨울의 문턱조차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말할 것도 없이 경기는 침체되어 밑바닥을 헤매고 텔레비전, 영화, 컴퓨터게임 등 다채널 멀티미디어가 우리들의 일상 생활에 판을 치며 깊숙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출판계에서는 역사서 또는 순수문학 등 인문학 서적으로는 손익계산이 맞지 않아 살아 남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렇다고 대중의 구미에 맞는 실용서만 고집하자니 문학계의 위기가 불을 보듯 뻔해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란다.

이런 가운데 세계 책의 날을 맞이하여 국내 서점들은 자구책으로 다채로운 이벤트를 마련한다고 한다. 이벤트 기간 동안 서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도서와 장미꽃을 무료로 나누어주거나 독자들을 초청하여 작가들과의 대화 및 팬 사인회를 하는 등 야외로 발길을 돌리는 대중들에게 한 권의 책을 손에 쥐어 주면서 살아남기 위한 실로 눈물겨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실정이다. 책속에는 글이 있다.

그 글 옆에는 그림이나 사진들이 있다. 이렇게 꾸며진 책속에는 진리가 있고 사는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들은 이런 책들을 읽고 참되고 진실된 삶을 살아가야 한다. 책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은 가슴이 따뜻하다.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이런 일들을 모두 책을 통해서 배우고 익혔기 때문이다. 요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공부를 해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노래를 부른다.

자기들은 책 한 권, 신문 한 장 읽지 않으면서도 자녀들에게 책을 보라고 강요를 하면서 스스로 상처를 받으며 마음 아파하기도 한다. 이럴 바에는 먼저 부모가 책을 읽어야 한다.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조용히 책을 읽음으로써 선비적인 고매한 자태를 보여줌으로서 자녀들에게 감동을 주고 그 감동이 스스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의 자세로 이어지게 해야한다.

이제 책을 읽자. 지식을 쌓고 마음의 양식을 얻는다는 거창한 말이 아니라도 좋다. 내 자녀를 사랑하고 아이들의 장래를 걱정한다면 그들에게 어른다운 본보기를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한다. 부모들이 먼저 책을 읽을 때 이 나라의 모든 자식들도 부모들을 따라서 책을 읽을 것이다. 오늘부터 당장 실천에 옮기자. 뿐만 아니라 세계 책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 국민 모두 책에 관심을 가지고 독서운동을 전개해 나가야할 것이다. 우리들은 책속에 길이 있고 그 길 위에 내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정성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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