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를 쥔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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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4.2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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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35대 대통령 존 피처럴드 케네디(J.F.Kennedy)의 암살 배경은 지금도 미스테리다. 당시 미연방 대심원장 얼 워렌(Earl Warren)을 위원장으로 한 7인 위원회가 2년에 걸친 대대적인 조사를 통해 유명한 워렌보고서를 냈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는 얻지 못했다.

 관심을 끈 것은 CIA가 암살범 오스왈드의 배후로 지목되었던 사실이다. 그 16년후 중앙정보부장의 대통령 시해를 경험한 우리이지만 민주주의 대국 미국의 대통령이 과연 CIA의 사주나 작동에 의해 암살당할 수 있겠는가 하는 부분에 이르면 수긍하기 어렵다.

 그런데 1962년 소련의 쿠바 미사일 기지 건설과 미국이 이를 분쇄한 경위를 보면 일단의 잡히는 감이 없지도 않다. 케네디 대통령이 사령탑에 직접 앉아 맨먼저 취한 것이 전쟁을 못해 안달하는 군지휘부를 장악하는 것과 CIA를 거의 활용하지 않은 점이다.

 소련의 미국내 최고정보책임자 KGB장과도 동생 로버트 케네디 법무장관을 통해 접촉했다. 케네디 형제가 흐루시초프+ KGB장 라인과 맞장뛰어 결국 미사일 제거에 성공했다. CIA가 위기를 느낀 건 쉽게 짐작된다. 반면 부시의 CIA 활용은 케네디와 정반대다. CIA국장 출신인 아버지를 따라 CIA는 의사 결정력의 원천이었다.

 이런 부시가 이라크 점령후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 단서를 찾지 못해 명분에 허점을 보였다. CIA가 오보를 했다는 언급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케네디는 국가 위기상황에서 CIA에 거리를 두었고 부시는 CIA에 의존했다. 케네디는 승리했지만 부시는 고전이다.

 케네디는 CIA로부터 적개심을 샀고 부시는 CIA로부터 여전히 충성을 받고 있다. 그 엄정한 민주주의 대국에서도 정보를 쥐고 있는 측에 대한 통제는 기복이 큰 모양이다. 북한의 용천 폭발사고에 김정일 암살 음모설도 튀고 있다. 사실이 어떻든 그만한 음모가 있으려면 정보를 쥔 쪽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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