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야훼리호의 변태운항
개야훼리호의 변태운항
  • 승인 2004.04.2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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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26일자 본보 제1면 머리기사 "개야훼리호 전복위기" 제하 기사는 제목만 보아도 등골이 서늘하다. 100t을 넘는 큰 여객선이 한쪽이 심히 기울고 있는 데도 7년간을 운항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여 이런 "불구여객선"이 7년이나 하루같이 운항하고 있었는지 자못 충격적이다. 그동안 이 배를 바다위에 띄우게 한 관계 당국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냉큼 상상하기 조차 힘들다.

개야 훼리호는 군산∼옥도면 개야도간을 운항하는 여객선이다. 102t에 승객정원 92명 규모로 지난 97년 건조됐으며 하루 두 차례씩 이 수로(개야, 명암수로)를 왕복 운항해 온것으로 전해진다. 배의 제조비만도 16억 여원. 한데 이 훼리호가 건조 당시부터 한쪽이 심히 기울어져 10여t에 달하는 콘크리트 덩어리로 균형을 유지하면서 운항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먼 옛날 어느 동키호테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다. 21세기 초고속의 문명시대 이런 만화같은 이야기가 어디 있는가. 개야 훼리호는 낙도보조항로에 여객선을 띄워 섬주민들의 섬과 섬을 연결하고 육지왕래를 돕기위해 정부가 여객운송사업자에게 여객선을 제공, 취항토록 하고 있는 일종의 공익사업이다. 이런 국영사업이 이렇듯 허수히 내방쳐질 수 있는가.

우리는 먼저 지난 97년에 16억원이나 주고 만들어졌다는 이 훼리호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건조당시부터 한쪽으로 기우는 결함이 어떻게 운항토록 허가되었는가 하는 문제다. 그래서 10여t의 콘크리트 덩어리를 달았을 것이라면 이렇게 눈가림해도 되는 것인가. 결국 살인적 위험을 가진 결함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이를 방치하고 태연히 운항해 왔다는 것이 도시 상상을 초월한다. 만일 큰 사고라도 났더라면 그 책임 누가 질 것인가. 매우 어리석고 무모한 불장난 같은 훼리호 운항을 또한번 지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전북도나, 군산시, 군산해양수산청, 해양경찰 등 관계당국은 즉각 진상을 조사하라. 동시에 한쪽이 기우는 훼리호의 하자가 원천적으로 보완, 수리되기 전에는 훼리호의 운항을 즉각 중단하라. 이 문제는 비단 선박의 불실운영에 대한 책임추궁 이전에 자칫 수십명의 해난사고를 불러일으켰을지도 모를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다는 점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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