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기간 중 하루 이틀만이라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축제가 열리는 태조로와 경기전을 여유롭게 걸어보고 이곳 저곳의 공연을 관람하면서 풍류를 즐겨보는 것도 큰 기쁨일 것이다. 어린이가 있는 집이라면 아이와 함께 민속마당에 참여하여 자녀에게 전통문화를 체험하게 하는 것은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우리지역의 문화를 제대로 알려주고 전주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게 하는 산 교육이 된다. 또한 가족이 함께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들을 만들어 보고 먹어보는 것은 좋은 추억과 함께 가족의 정을 확인하게 하는 계기도 될 것이다.
축제가 의미를 가지려면 시민들이 주인으로 참여하여 모두 함께 하는 대동축제가 되어야 하고,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여 즐기는 가족축제가 되어야 하며, 우리 세시풍속의 의미를 재인식하는 민속축제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축제를 눈앞에 둔 우리지역 주민들 사이의 분위기는 썰렁할 정도다. 그 이유는 “축제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하는 점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부족과 공감대가 결여된 탓일 것이다.
축제는 주민들의 생활 그 자체여야 하고 지역 사람들이 공동체 의식을 확인하는 행사여야 한다. 축제는 이를 통해 향토의 문화와 정신을 계승하고 시민들에게 고단한 일상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만끽하게 하는 삶의 윤활유 역할을 해야 한다. 축제가 지역 민의 동질성을 인식케하고 단합된 힘을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사회 통합의 기능을 가진다. 그런 의미에서 주민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축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면 축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축제가 참여하는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점을 보더라도 축제가 주민 속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
우리는 매년 축제에 대한 평가를 하면서 단골메뉴처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부족을 지적하고 또다시 그런 문제를 되풀이한다. 축제가 자신과 이웃들의 행사인 냥 참여하고 즐기는 유럽의 페스티발이나 지역사회의 동질성과 단합된 힘을 확인하는 일본의 마쓰리를 눈여겨보고 이런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축제가 관청의 주도로 이루어져 본의 아니게 시민들은 객으로 전락하고 자발적인 참여 기회를 잃고 있는 것은 아닐까. 축제를 지역주민에게 돌려주므로 서 축제의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주민이 주도하고 참여하는 축제만이 진정한 주민 속의 시민축제인 것이다. 축제가 시민의 축제가 되었을 때 세계축제로 커나갈 수 있고 지역축제의 관광자원화, 문화산업화까지 가능하게 되는 것이며, 지방자치를 올바르게 정착시켜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하는데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전주의 문화축제는 해를 거듭할 수록 그 맛과 멋을 더해가고 있다. 그런 만큼 더욱더 많은 시민들이 축제에 적극 참여하고 즐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런 바램에서 행사장소를 바꾸거나 확대했으면 하는 의견을 제시한다. 경기전과 한옥마을 일대가 전주의 전통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는 곳이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63만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축제의 행사를 좁은 경기전 일대에 밀집시켜 모두 치르는 것은 시민전체의 참여를 유도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다.
차종선<전주지방변호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