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공항 거시적 안목 필요
김제공항 거시적 안목 필요
  • 태조로
  • 승인 2004.04.28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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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당연한 말을 하자니 오히려 쑥스러워진다.

그런데 말로는 국민을 하늘같이 모시겠다면서도 ‘아니면 말고’식으로 주인에게 쪽박채워줄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위정자들을 자주 볼 수 있다는 것이 몹시 유감스럽다.

그동안 필자가 국민혈세낭비를 막자면서 몇차례 지적한 경우만으로도 절약 가능한 예산이 수십조원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우선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평가하는 2002월드컵대회의 경기장이 한달동안 한곳에서 겨우 두 번정도의 게임을 위해 수천억원씩 투자하여 꼭 열 곳에 만들어야 했는가이다. 대회 후 대부분의 경기장이 용도를 못찾고 관리유지비만 낭비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 이를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다음은 ‘가다 서다’를 반복해 온 새만금사업이다.

그토록 희망이 없는 예산낭비사업이라면 아예 착공을 못하게 할 것이지 10여년간 1조 수천억원이 투입되어 제방이 완공단계인데 이를 반대하는 세력에 밀려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두 번씩이나 벌어진 것은 엄청난 혈세 낭비를 초래하였다.

더욱이 본 사업을 추진한 역대 대통령을 바보로 만드는 사법부의 공사중지 판결이야 말로 삼권분립의 기초마저 흔드는 후진국형 망동인 것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신행정수도는 더욱 가관이다.

세계 다수국가의 수도가 항구이거나 이에 근접해 있음은 세계지도를 펼치면 쉽게 알 수 있는 상식이다.

무려45조6천억원이 소요되는 경제성과 발전성, 환경문제등을 고려한다면「새만금지역」이야말로 국유지로서 주변지역의 개발이득을 생각할 때 돈을 벌면서 행정수도를 건설할 수 있는 최적지인 것이다. 단지 전국각지로부터 접근이 다소 불편하다고 주장하는데 서민들이 행정수도에서 직접 볼 일이 과연 얼마이며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등의 수도에 비하면 오히려 좋은 여건이다. 또한 통상 반타작도 못해온 대통령 공약사업 때문이라면 이는 정략적인 변명에 불과한 것이다.

과연 김제공항이 필요한가를 국익(國益)차원에서 냉정하게 검토해 보고자 한다.

당초 모 도지사가 연두순시차 군산공항에서 전주까지 이동하는 승용차 안에서 대통령께 시간 절약과 외국바이어 왕래등 솔깃한 이유를 들어 한 건 올린 것이 전주권 공항이었다

그러나 전주―군산 산업도로 개통으로 육로시간도 절반으로 줄었고, 서울―전북간을 1시간 반이면 주파하는 고속철시대가 열렸다. 누가 비싼 항공료를 지불하며 시간 더 걸리고 불안전한 항공기를 이용한단 말인가.

필자가 6~7년전부터 한시적일 김제공항을 반대한 이유가 고속철외에도 머지않아 새만금지역에 국제공항이 건설될 것이며, 국내선으로는 이미 강릉공항이 폐쇄되었고 최근 예천―제주, 목포―제주노선이 페지되었으며 청주 국제공항마저 용도폐기상태에 있음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시점에 이르렀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주권공항이 꼭 필요하다면 향토사단 이전시 군용비행장 활주로를 500m정도만 연장함으로써 가장 경제성있는 해결책이 될 것으로 믿어진다. 이렇게 값싸고 쉬운 길을 놔둔채 김제공항을 강행한다면 건설예산낭비뿐 아니라 국토이용 측면이나 지역발전에 엄청난 피해를 안겨준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투입된 몇백억의 예산 때문에 미련이 남을 지 모르나 닥쳐올 엄청난 피해를 막기위해선 현명한 결단이 절실하며 아울러 이러한 국책사업의 실패에 대한 손해배상은 입안자와 추진자들에게 책임지워야 함을 강조하는 바이다.

이건식<금만 농어촌발전연구소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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