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훈풍
5월의 훈풍
  • 태조로
  • 승인 2004.04.2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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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싱한 5월의 훈풍이 더 없이 싱그럽고 감미로운 계절이다. 푸르고 싱싱한 오월을 일년 중 가장 좋은 때라고 해서 계절의 여왕이라 일컬어 오고 있다.

 푸르름과 활기가 넘친다. 자연이 잉태한 창조의 씨가 이제 본격적으로 성장을 재촉하는 5월의 길목이다. 넘치는 생명력과 찬란한 꿈들이 온누리를 감싸는 5월을 맞으니, 가슴 부풀게 느껴지는 약동감이 신앙에서 오는 마음 속의 기쁨인양 깊은 감동에 빠진다.

 모든 것이 창조와 보람으로 집약되는 5월은 참으로 아름답고 신선하다. 그러나 우리에게 있어 5월은 분주하고 할 일이 많은 계절이다. 그러기에 5월 하루는 그지 없이 소중하고 값지다.

 우선 한 해 농사의 시작이 그러하다. 아무리 공업화 도시화로 눈부시게 발전해 가고 있다고 해도 역시 인간의 삶의 에너지원은 농사에 있다. 때 맞추어 내려준 단비와 살찌게 부는 훈풍에 열 손가락이 다 닳아서야 조화를 이루고 풍년을 보듬아 드린다.

 5월의 우리는 예나 지금이나 농경문화 민족임을 뉘라서 아니다 하리. 농사가 아니더라도 요즘의 5월은 겹겹으로 쌓인 여러 가지 행사 때문에 분주하다.

 성인사회가 제정한 ‘어린이 헌장’을 떠올려 보지 않을 수 없다. 그 헌장이 밝히고 다짐해 놓은 내용들이 과연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실천되었는가를 뉘우쳐 보지 않을 수 없다.

 어버이날도 이 달에 들어 있다. 어버이의 가없는 사랑과 은혜가 하루의 행사로 보답될 수도 없고 또 보상될 수도 없다. 세태의 변천으로 핵가족이 늘어나 어버이의 사랑에 대한 망각과 맞벌이 부부의 자녀 방임의 현상이 우리 사회의 심각한 병폐가 되고 있기에 한송이 빨간 카네이션으로 효를 다했다고 여기는 일이 없었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자식들에게 도리를 다 못한 어버이들은 “어버이 됨”의 자각을 촉구하는 날이어야 한다.

 나를 가르쳐주신 스승님들의 높은 뜻을 기리며 더욱 노력하여 없어서는 안될 일꾼이 되어야 한다.

 성년의 날도 5월에 들어 있다. 떳떳한 어른이 되어 사회로 새출발하는 젊은이들의 앞날을 축복하고 격려하자는 날이다. 헌데 비정상인들의 작태를 너무나 많이 접할 때면 아예 어른들이 무섭다. 땀흘려 번 돈은 값지고 쉽게 얻은 돈은 결단코 헛되이 쓰이는 법, 이 바꿀 수 없는 불변의 진리를 이제라도 깨달았으면 싶다.

 5월은 청소년의 달이자, 교육의 달이요,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이른바 윤리와 도덕적 가르침의 달이라는 뜻이다. 청소년의 문제, 가정의 화목, 효의 문제, 사제의 문제를 깊이 뉘우치고 바로잡아 나가는 달이라야 한다.

 화목한 가정, 지역의 안정, 사회의 안정, 나라의 평안의 근본 모체는 가정 교육에 있음을 새삼 떠올리면서 장차 이 나라의 기둥이 될 학생들에게 말한다. “이 시간을 낭비하면 평생을 후회한다”고. 또한 직장인에게는 “노력없는 대가를 구하지 말라”고 이르고 가장에게는 “일에 미치고 직장에 미치고, 가정에 미쳐야 행복을 찾는다”라고….

 한탕주의, 일확천금에 눈이 먼 유행병 환자들에게는 “5월이 가기 전에 맑은 물에 씻은 듯 훈풍에 날리듯 자취를 감추어 달라”고 이르고, 지체가 높은 분들에게는 “개구리 올챙이 때의 속담을 되뇌어 보라”고 이르고, 칼자루 쥔 분들에게는 “흥에 겨워 양옆 앞뒤 돌아보지 않고 초겨울 김장철 때 속알머리 없는 아낙네들이 기분 내키는대로 싹둑싹둑 깍두기를 썰다가 자기 손가락을 썬다는 속담을 깊이 새겨봐야 한다”고 이르고, 유수한 재벌과 숨은 부자들에게는 “이윤은 사회에 돌려주는 일이야말로 통일을 앞당기는 일”이라고 이르고, 맹종과 아부를 삶의 수단으로 하여 이웃에 피해를 서슴지 않는 자들에게는 “그것이 결코 진정한 의미의 충성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경계하고 추방해야 할 낯 간지러운 과잉충성에 불과하다”고 이르고, 다스리는 분들에게는 “부스럼은 터지기 전에 짜내야 하고, 구멍은 막히기 전에 예방이 최선책이고, 병든 가지는 잘라내야 후환이 없고, 같은 일로 두 번 실수는 변명의 여지가 없고, 비밀은 절대 숨겨지지 않는다”고 일깨워 주어야 한다.

 모두에게는 “건강한 사회, 푸른 미래의 설계로 떳떳하게 살아가는 비결을 찾아 뛰고 달려, 싱싱한 창조의 계절, 아름다운 5월은 값진 5월로 삼자”고 이르자.

한대석<한국전쟁문학회 전북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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