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에서 지난 2002년 3월부터 7월까지 발급된 여권 3만4천179개가 프로그램 오류 때문에 잘못 발급된 것으로 확인된 1일 도청 민원실에는 여권 교체 여부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했다. 지역민들은 주로 여권을 재발급받아야 하는지, 입·출국에는 지장이 없는지 등을 문의하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이와 관련, “오류가 확인됐지만 입·출국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강조한 뒤 “불량 여권 재발급 여부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류여권을 교체한다 해도 2년 전에 발급받는 여권 소지자들의 주소지 파악이 쉽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전북도의 경우 국가사무인 여권 발급업무를 대행할 뿐이어서 여권 소지자의 주소지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으며, 타 지역 출신이 발급받는 사례도 약 10%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권은 신청서와 사진, 신분증만 있으면 전국 20여 개 발급처에서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도권 사람들이 기간단축 차원에서 전북에 와 발급받는 사례가 적잖다는 분석이다.
외교부 역시 한 해 200여만 건에 달하는 여권 발급 자료를 마이크로필름에 저장하고 있어 전북 3만4천여 건을 포함한 국내 15만여 건에 대한 개별 주소지 파악이 쉽지 않고, 여권을 발급받은 뒤 주소지를 옮긴 사람은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외교부가 재발급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도 주소지 추적의 난맥상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불량여권 방침을 뒤로 미룰수록 지역민들의 불안감과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여 정부 차원의 조속한 결정이 요구된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감사원의 오류여권 지적은 개선요구 사항이 아닌 단순 통보사항”이라며 “하지만 혼란이 일고 있는 만큼 가급적 빨리 방침을 세워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