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이전재원 떠넘기기 비난
공공기관 이전재원 떠넘기기 비난
  • 박기홍 기자
  • 승인 2004.05.0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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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공공기관의 이전재원을 지자체에 떠넘기는 방식으로 균형발전 시책이 추진되고 있어 낙후지역 시·군들이 “공공기관 끌어오려다 거덜나게 생겼다”며 냉가슴을 앓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수도권 공공기관 240여 개 중 1차로 이전해야 할 80여 개의 공공기관을 오는 6월말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8월말까지 후보지를 확정하는 등 균형발전 시책을 강도 높게 추진할 방침이다.

수도권 공공기관들은 특히 각 지방의 부지제공·세제혜택·교육여건 확충 등 여러 인센티브를 저울질하여 가장 좋은 조건의 지방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타진할 것으로 확실시 된다.

 특히 공공기관들은 지자체가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한 뒤 이의 실행을 촉구한다는 측면에서 지자체와 ‘협약서’를 맺고, 이를 담보로 하여 이전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도내 시·군들은 가뜩이나 재원난에 허덕이면서도 공공기관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부지와 교육여건 등 각종 메리트 제공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물론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균형발전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작은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는 논리도 있지만 재정자립도가 20% 안팎에 불과한 도내 시·군 입장에서는 인센티브 제공 자체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푸념들이다.

또 공공기관 유치가 인센티브 제공으로 결정되면서 “낙후지역을 두 번 울리는 균형발전 시책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일선 시·군의 한 관계자는 “사실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은 국가재원으로 추진하는 게 마땅하다”고 전제, “인센티브 경쟁이 격화될 경우 못사는 시·군만 또다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다른 군의 B관계자는 “공공기관 인센티브 제공이 지자체간 빈익빈 부익부를 부채질할 우려가 있다”며 “재정자립도를 기준으로 일정수준 이하의 지역에 대해선 공공기관을 강제배정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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