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새로운 대안 필요
전주국제영화제 새로운 대안 필요
  • 강영희 기자
  • 승인 2004.05.0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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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억 지출에 수입은 고작 2억
  22억 지출에 수입은 고작 2억원.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전주 국제영화제의 대수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열흘간의 은막축제를 접고 2일 막을 내린 전주국제영화제가 5회째 행사를 치렀지만 해마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막대한 예산만 낭비하는 소모성 축제를 탈피하지 못하며 ‘과연 이대로 좋은가’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고개를 들고 있다. 

 ‘자유 독립 소통’을 표방하며 세계 35개국에서 온 280여 편의 영화가가 상영된 이번 영화제의 관객수는 4만 5천여명. 총 객석 10만 1천 92석 중 ID 및 무료입장 관객 1만 3천여명을 제외하면 객석점유율은 44%에 지나지 않아 지난해의 66.2% 보다 크게 뒷걸음질쳤다. 

22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행사치고는 너무나 초라한 성적표다.

 특히 전주 영화제가 상업화 이전에 대안 영화제를 지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객석 점유율은 전주 영화제의 지속성 자체를 고민하게 만든다.

 올해 전주 국제영화제는 갑자기 내린 봄비와 이상 기류로 초반부터 파장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티켓 예매율은 개막 초반 고작 20∼30% 수준에 머물렀고 김완주 전주시장과 민병록 집행위원장등이 나서 가두홍보전까지 전개했으나 상영관이 텅텅 빈 채 영화가 상영되는 ‘그들만의 잔치’상태를 벗을 수 없었다.

 전주 영화제의 예산 집행 등 구조적인 문제 역시 심각한 상황. 현재 총 22억(국비 5억, 시비 9억, 도비 2억, 협찬 7억)원으로 꾸려지는 영화제는 모든 객석이 매진되더라도 순 이익은 5억 5천만원.

 숙명적으로 밑지는 장사일 수밖에 없다.

 이에따라 전주 국제 영화제 집행위원회와 전주시가 그동안 확보한 영화 판권의 판로 확대가 절실하지만 계약실적은 아주 저조한 상황.

  그나마 올해 영화제에서 쿠바영화 특별전이 EBS 교육방송으로부터 6월 방영 계약을 체결한 것이 성과로 떠올랐을 뿐 내로라하는 결실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또한 전주시의 안일함도 축제 실패의 주 원인. 열흘간 축제를 개최하고 나면 그 뿐인 현 상황이 영화제의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꾸지 못하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일부 문화인들은 예산 확보 차원에서 ‘기금’마련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현재 광주 비엔날레(250억 확보)와 경주 문화 엑스포(300억)가 별도 축제 기금을 운영, 그 수익금으로 매년 축제를 치름으로써 손실을 줄이고 있다. 문화인 A씨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기금 운영을 통한 예산 확보는 안정성 및 경제성 면에서 효율적일 뿐 아니라 영상 도시를 지향하는 전주시의 시정 방안과도 맥을 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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