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철쭉제
지리산 철쭉제
  • 노성훈기자
  • 승인 2004.05.06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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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야지대의 철쭉이 거의 자취를 감출 시점인 4월 하순부터 서서히 피기 시작해 정상까지 온통 붉은 색으로 산등성이를 물들이는 지리산 바래봉 절쭉.

 가파르지 않고 거의 평평하다시피한 능성과 구릉을 뒤덮고 있는 철쭉 군락지는 이달초부터 환상적인 분위기로 탐방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철쭉은 한국, 중국 우수리 지역에만 자라는 극동 고유의 식물.

 우리 나라에서는 북한의 고산지대를 비롯하여 전국의 크고 작은 산 속에 널리 자생한다. 주로 산지에서 잘 자라며 꽃이 탐스러워 정원수로 주로 이용되는 낙엽 관목이다.

 철쭉은 정상 8부 능선에서부터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가장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곳은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뻗어 있는 팔랑치에 이르는 약 1.5km 구간.

 이곳 철쭉은 꽃잎이 비교적 크고 때깔이 좋아 멀리 산 아래에서 쳐다보더라도 붉은 빛이 배어 나올 정도로 산전체가 절쭉으로 뒤덮여 있을 정도다.

 바래봉 철쭉의 절정기는 기온에 따라 부분적인 차이 있지만 4월 20일쯤부터 산아래쪽부터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해 정상부근은 5월 초순부터 중순께까지가 절정기다.<편집자 주> 

 해마다 5월초 지리산 바래봉에서는 지리산 철쭉제가 열린다.

 올해도 지난 2일 제10회 지리산 바래봉 철쭉제 행사가 거행됐다. 바래봉 산신제, 터울림 농악 공연, 초등학교 사생대회 등의 행사가 열렸지만 등산객들로만 붐빌뿐 행사는 열리는 듯 마는듯 스쳐 지나간다.

 지난달 21일께부터 하단부에서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 지리산 바래봉 절쭉 군락지는 서서히 산정상쪽으로 번지기 시작해 사실상 오월초부터 중순까지 만개시기다.

 우리 나라 삼신산의 하나인 국립공원 제1호 지리산은 원래 우리 조상들이 산을 심신 수련도장으로 여겨 산악운동이 곧 애국운동으로, 산 사랑이 나라사랑의 근본으로 삼았던 백두대간의 큰 줄기다.

 바래봉에서는 지난 1973년부터 철쭉제가 지리산 세석평전과 노고단에서 매년 성대히 개최해 왔으나 자연보호를 고려해 1987년부터 중단했었다.

 그러나 뜻있는 산악인들이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새겨주는 행사로 지리산 철쭉제를 부활하자는 의견들이 많아 1995년부터 지리산 노고단에서 자연보호활동 함께 구례 지리산산악회가 주관이 되어 지리산 철쭉제 제전위원회를 조직하여 성대히 행사를 갖게 됐다.

 한민족의 영산으로 자연의 신비로움과 오묘한 맛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지리산 철쭉은 진달래와 더불어 절경을 이루는 명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봄철 지리산의 장관으로 자리잡았다.  바래봉은 본래 발산이라 했다고 한다. 바래란 나무로 만든 승려들의 밥그릇인 바리란 뜻으로 봉우리 모양이 바리와 비슷하게 생긴데서 유래(속칭 삿갓봉이라고도 하는데, 삿갓봉은 승려들이 쓰고 다니던 삿갓 모양과 같은데서 유래)됐으며, 바래봉은 지리산 줄기가 이어져 고리봉(1천304m), 세걸산(1천198m), 바래봉(1천165m)등이 산세를 갖추고 있다.

 운봉의 10경중 바래봉 달빛 아래 들리는 경쇠소리가 있듯 바래봉(발산)에는 산제당과 절이 산재해 있었던 것으로 전래되고 있다.

 바래봉은 원래 고산으로 숲이 울창했으나 1971년 면양목장을 설치 운영하면서 689㏊(206만7천평)의 규모에 면양을 방목하자 초식동물인 면양이 철쭉만 남기고 잡목과 풀을 모두 먹어치워 자연스레 철쭉만 남아 군락이 형성돼 현재에 이르게 됐다고 한다.

 등산코스로는 바래봉 철쭉을 구경하면서 걷는 꽃길 등산은 처음 경사도가 거의 없어 노인이나 어린아이도 쉽게 오를 수 있어 봄철 한껏 운치가 있는 등산코스이다.

 바래봉 정상부근 샘터에서 나오는 물은 그야말로 천연약수이다.

 옥계타운에서 일찍 출발해 옥계호를 거쳐 덕두산의 일출을 보고 바래봉의 철쭉을 구경한 후 팔령치에서 산내 와운마을로 하산하거나 세걸산을 지나 전북학생교육원으로 하산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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