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십자가
  • 승인 2004.05.07 16: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십자마크는 원래 기독교가 전파되기 이전부터 사용되었다.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천국으로 오르는 계단표시로 통했고, 페르시아에서는 불을 일으키는 두 개의 막대라 하여 불의 신을 상징했다. 이집트의 상형문자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교차를 상징한다 하여 사랑과 풍요한 생산을 뜻하였다. 동양의 한문자 문화권에서는 동서의 가로 축과 남북의 새로 축이 교차한 모습으로, 곧 삼라만상을 뜻했다. 모두를 완벽하게 갖춘 전부를 의미했던 것이다.

 ▼로마의 형벌 도구였던 십자가는 십자군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가혹한 형틀로 유명했지 결코 예수 그리스도의 상징은 아니었다. 초기 기독교 미술에서도 형틀로서 십자가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십자가는 페니키아에서 반란을 일으킨 노예에게 한해 시행했던 형틀로 지중해 연안국가에 퍼졌던 것인데 예수의 처형을 계기로 그 의미가 부분적으로나마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로마의 십자가로 x형,T형,†자형이 있는데 그리스도에게 적용한 것은 †자형이다. 이때부터 서서히 †자 마크는 고난을 상징하게 되었고 그리스도의 고통에 겨운 순교정신을 강조하려고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상의 무릎을 굽힌 채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물리적으로 따지면 사지에 못질하였음으로 무릎이 굽지 않고 곧아야 한다. 그런데도 굳이 굽게 표현한 것은 아침 아홉시 경 십자가에 못박혀 오후 세 시 경 승천할 때까지 오랜 시간 고통 당한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십자가는 십자군 원정을 계기로 예수 그리스도의 상징으로 본격화 되었다. 제3회 십자군 원정에 종군한 유럽기사단이 수도원에 꽂여있던 †자 깃발을 뽑아들고 전장에 나갔다. 이는 성전을 강조함과 동시에 적군인 사라센 사람들과 자기편을 구분하기 위한 조치였는데, 이것이 †자 마크의 상징성을 통일시킨 계기가 되었다. 십자군 원정이 끝나고 그들이 각자의 나라로 돌아간 후에도 십자가는 신앙의 상징으로서, 그들 나라의 표로 남게 되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