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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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5.1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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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술(魔術)의 사전적 어의는 마귀가 하느님의 적으로서 일으키는 이적 즉 이상한 기적 같은 것으로 나타나는 마귀의 요사스런 장난과 결과물이다. 마귀가 하느님의 적이라는 종교적 언어이므로 우리말 사전의 이와같은 특정 종교적 풀이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

 요사히는 마술보다 영어의 매직(magic)이 보편화된 인상이다. 초자연적인 힘으로 불가사의한 효과를 나타내는 기술을 말하고,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비정상적인 힘이나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명기되어 있다. 그러나 마술 혹은 매직의 최근 경향은 보다 친숙하게 생활 속에 녹아나 있고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동화적, 신비성을 주고 있다.

 유명한 데이비드 코퍼필드(David Copperfield)의 매직 쇼는 그 압권이다. 한 예다. 데이비드의 내레이션이 흐른다. "나는 겨울철이 있는 뉴저지에 살았지만 어렸을 때 한번도 눈을 보지 못했다. 따뜻한 플로리다로 철을 나러 식구들이 모두 내려갔기 때문이다." "8살이 되었을 때 눈을 보고 싶어 플로리다를 가지 않았다. 그런데 그해는 눈이 오지 않았다." "이듬해도 늦게까지 눈이 오지 않아 나는 크리스마스에 눈을 보려고 잠을 자지 않고 기다렸으나 결국 지쳐 쓰러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엄마가 조용히 나를 깨워 눈이 온다고 알려 줬다. 밖으로 나가 나는 난생 처음으로 하늘에서 쏟아지는 자연의 신비스런 눈을 맞았다. 눈은 마술이었다."

 데이비드가 처음 본 눈은 ‘마술’이었다. 그처럼 마술을 단아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처럼 ‘눈’을 한 마디로 표현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는 마술가가 되었다. 세계 최고의 금세기 최고의 마술가가 되었다. 그의 마술은 감동과 즐거움 그리고 웃음을 선사하는 그야말로 기적의 마술이다.

 가정의 달, 어버이 날, 어린이 날을 그 달, 그날이게 하는 것은 아무래도 마술이 아닌가 싶다. 웃음과 꿈의 코퍼필드 마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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