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의 상징 스승
존경의 상징 스승
  • 태조로
  • 승인 2004.05.1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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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국내외적으로나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존경스러운 사람은 누구이고, 제일 미운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고 묻는다면, 가장 존경스러운 사람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신 일본 사람이고, 제일 미운 사람 또한 일본 사람이라고 답하고 싶다.

 물론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예민한 감수성이 선생님이라면 무조건 존경스럽고 동일시한 현상에 의해 닮고 싶으며 따르고 싶은 심리적 성숙 단계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거기에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일본의 한국 강점과 식민지 정책에 의한 한민족 말살의 학정도 증오스럽지만 왜정 때 우리 아버지께서 와병 중이신데 면 주재소의 일본 순사부장이 확인차 나와서 무리하게 찬바람을 쏘이게 하여 그길로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으니 미웠고….

 아버지께서 생존해 계실 때 씨암탉이 계란을 낳으면 꼭 담임 선생님께 먼저 선물하시는 존경 시범을 보이시면서 스스의 예우를 늘 강조하신 때문인가 싶다.

 뜻이 통하는 친구들끼리 술자리에서 어울리면 옛날 학창 시절의 추억담으로는 선생님으로부터 얻어진 이야기가 꼭 빠지지 않고 끼어들지만 동기 동창 모임에는 옛 담임 선생님을 모시는 것이 필수로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역시 존경의 상징으로 손꼽히는 것이 스승이 아닌가 싶다.

 교사는 가르치는 스승으로 우리 후손들에게 선대의 문화유산을 전승해 주시니 얼마나 감사하고 존경스러운 일인가?

 옛날의 스승은 밤이 늦도록 전등불을 밝히고 50명이 넘는 콩나물 교실에서 정열을 불태웠어도 대가는 바라지 않았으니 어찌 존경스럽지 않았겠는가?

 그런데 오늘의 현실은 어떤가?

 학부형이 자기 자녀의 일방적인 말만 귀담아 듣고 교실을 불시에 방문해 제자들의 면전에서 행패를 서슴치 않고 심지어는 그것도 부족해 고소 고발로 이어지며, 학생들의 선생님에 대한 호칭과 언행은 차마 듣기 민망할 정도로 비하되고 있음이 다반사임을 흔히 볼 수 있고, 일반 사회인들 역시 교사에 대한 역할 기대와 불일치간의 갈등에서 험담을 일삼고 있으며 국가의 교원 인사 행정에 대한 사려 깊은 관심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의 현 주소에서는 스승의 참 모습을 찾기가 어렵게 되어버렸다.

 물론 교직에 대한 관점이 옛날의 성직관에서 전문직관을 거쳐 노동직관에 이르러 버린 것이 스승 존경 풍토 함몰의 일반적인 추세로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바람직한 스승의 모습을 찾는 그 자체를 어렵게 한다면 교육 그 자체를 포기하는 것과 크게 다를바가 없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교사와 학부형 및 학생의 공동 노력으로 스승의 제 모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교사들 스스로가 전문직으로서 정도를 되찾기 위해 부단한 연찬으로 폭넓은 교양을 축적해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헌신해야 한다. 창조와 성실의 윤리관으로 맡은 바 책임을 다해 명랑한 학풍 조성과 불타는 교육자적 사명으로 교원의 지위 향상에 수범을 보여 줘야 할 것이다.

 또한 국가는 국력 신장과 사회 복지의 열쇠를 교육에서 찾아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교원에 대한 사회적 예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학부형들은 학생 교육지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스승 존경 풍토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

 끝으로 사제 지간에는 사랑과 신뢰의 윤리 회복으로 교육애가 넘쳐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함은 물론 경애와 신의의 기풍 진작에 노력해야 한다.

 결국 이를 통해 국가가 앞장서고 교육계가 솔선수범하는 노력을 경주하며, 학부모가 적극 협조하는 노력이 혼연 일체가 되어 최선을 다 할 때 스승의 길이 밝아 보일 것이다.

신현상<전라북도 교육삼락회장/MRA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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