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만남에서 여야 지도부는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개혁'과 `상생정치'의 내용을 놓고 서로 한치 양보없는 설전을 벌여 김혁규(金爀珪) 전 경남지사의 총리지명설등을 둘러싸고 불편해진 여야관계를 반영했다.
천 원내대표는 먼저 "제가 당선되던 날 봄비가 내렸는데 우리 고향에서는 이를풍성한 수확을 약속하는 `쌀비'라고 부른다"며 "정치권에서도 향후 풍성한 수확이있도록 서로 노력하자"고 인사말을 건넸고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말이 씨가 되는데좋은 말이 뿌려졌으면 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나 박 대표는 곧 "여야는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인데 왜 그렇게 싸울 일이많은 지 미스터리"라며 "상대방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마음자세를 갖는 것이 상생의 정치"라고 은근히 여당의 자세를 비판했다.
이에 천 원내대표는 "앞으로 싸울 일이 얼마나 있을 지 모르겠으나 여야 두 대표가 `협약'을 맺은 만큼 그 정신을 존중해 생산적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것"이라고 비껴나갔다.
박 대표는 다시 "16대(국회에서) 개혁에 앞장섰고 요즘도 그런 것으로 아는데어떤 개혁에 비중을 두느냐"고 물었고, 천 원내대표는 "민생경제는 `리얼타임(real-time)'으로 챙겨야 하는 것이고, 개혁은 일정기간 계획을 세워 해나가는 것이다. 낡은 것,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더 나은 것, 생산적인 것으로 바꿔 나가는 것"이라고답했다.
그러자 박 대표는 재차 "특히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천 원내대표는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생각해봐야겠고 비민주적인 것도 바꾸도록 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만 제시했다.
박 대표가 다시 "개혁은 경제와 민생을 살리고 편안하게 하는 것이며 그것과 반대로 가면 개악이다"고 지적하자, 천 원내대표는 "어린아이가 오늘 배부른 것도 중요하나 튼튼하게 잘 자라고 평생토록 건강하도록 하는 것도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맞섰다.
분위기가 다소 딱딱해지자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은 "오늘 홍 의장 라디오인터뷰를 들으니 80%가 내 의견과 같더라"라고 화제를 돌렸고 홍 의장은 "성장.분배도 잘되는 그런 개혁을 할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박 대표는 "경제문제는 야당도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고, 천 원내대표는 "여야간 상생의 정치를 위한 의지가 강력하니 지혜와 의지를 더 발휘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