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벼락,기름공황
유가벼락,기름공황
  • 승인 2004.05.1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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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재가란 아무리 급상승 국면을 맞는다 해도 일단은 멈추거나 뒷걸음질치다 다시 오르는 법인데 최근의 유가는 그런 과거 관념을 완전히 벗고 있다. 달포 전에 20 달러대의 텍사스 중질유가 엊그제 40달러 선을 돌파하더니 단숨에 41달러를 넘었다. 이 정도로 멈출 여건도 아니다.

 작년만 해도 원유가가 1달러 오르면 우리나라 수출 10억불이 감소한다는 주장을 내는 게 관련 전문기관들의 반응이었지만 10달러보다 훨씬 많게 단시일에 오르다보니 그런 예상이나 통계를 내놓을 엄두조차 잃은 모양이다.

 그러나 실제로 1달러에 10억불이 줄어드는데 10달러에 100억불만 영향받으리라고 계산하는 건 그야말로 주먹구구식이다. 생각해 보라. 20몇의 숫자에서 10 몇이라는 숫자는 50%에 해당한다. 원자재값은 그만두고라도 국가 에너지자원 원가가 50%가 오르는데 경제 영향력을 일시에 슈퍼컴퓨터인들 내겠는가.

 세금이나 재활용, 절약, 그리고 비축 등 온갖 수단을 모두 동원한다 할지라도 그에 대한 온전한 대처란 없는 법이다. 다만 유일한 방안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그 전보다 소비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뿐이다. 이를테면 자가용은 극히 소수만이 타고 일반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어지간하면 걸어다니는 것이다.

 그런데 그리되면 정유공장은 가동이 절반으로 줄고, 자동차공장은 당분간 내수 생산을 올스톱해야 하며, 당장 전기를 절반으로 줄이는 가정 때문에 내용연수가 다된 가전제품외에 매기가 없으니 가전제품 공장도 가동이 일시적으로 멈출 형편에 이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어떤 식으로든지 극복해나왔다. 적당히 빚지며 줄넘기도 하고 세금도 떼먹고 하면서다. 신용카드 불량자도 그런 식으로 살아왔고 또 어영부영 에둘러 넘기고 한 게 그간의 사정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나오는 건 거품뿐이다. 꺼져야 할 거품이 오히려 도지는 판이니 어차피 공황이 터질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기름 공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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