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름은 한없는 자유다. 프랑스 혁명의 아버지들은 위대한 삼색 국기를 만들며 그들이 갈망하는 자유를 청.백.적의 맨 처음에 내걸었다. 저 푸른 하늘을 향하여 펄럭이고 날개치는 끝없는 자유의 구가를 말이다. 푸른 색을 자유로 표현한 그들은 과연 예술과 사유의 국민답게 아름답고 깊다.
天刑의 시인 한 하운은 5월에 보리 피리를 불며 보리밭 길 가운데 쭉 뻗은 남도의 붉은 황토 길을 걸었다. 그는 그 속에서 무한한 자유의 넋을 위로받았을 것이다. 신록이라고 일컬어지는 자연의 새 생명도 얼마나 자유롭게 퍼져 나갈 듯이 향기를 돋우는가. 이내 쫙 하늘을 덮을 것같지 않은가.
오늘은 5.18 광주민주항쟁 기념일이다. 수많은 젊은이의 육신과 넋이 계절이 주는 자유의 돋움에 훨훨 날라 하늘 나라로 향한 지 24년이다. 4월의 4.19와 5월의 5.18, 6월의 6.29의 한 가운데 5.18이 있다. 그러나 4,19에서 5.18까지 꼭 20년이었다면 6.29는 5.18로부터 7년만에 왔다.
그만큼 시대의 변환이 빨라졌단 말인가. 그저께는 5.16 군사쿠데타 43주년이다. 군사쿠데타 주역은 18년 5개월을 통치했다. 전두환 정권을 그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7년을 더해야 한다. 그 연장선상의 연결고리의 시기에 5.18광주민주항쟁이 있다. 그것은 이유이고 결과다.
푸른 5월에 엊그제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기각결정이 났다. 이는 3월에 시작된 5월의 마무리이다. 5월은 모두를 수용하여 용광로에 녹여 주는 달일 듯하다. 자유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