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만 있으면 왜 떠나나?
일자리만 있으면 왜 떠나나?
  • 승인 2004.05.1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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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의 인구이탈 행렬이 끝이 안보인다.

노령사회로 접어든 농촌은 아기 울음소리가 멎은지 오래고 도시지역은 경제가 침체되어 청년실업이 갈수록 늘고 있다. 도민들은 좋은 교육환경과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의 이주를 위해 짐을 싸고 있다. 자연증가도 없고 돌아오는 사람도 없고 떠나는 사람만 있으니 당연히 전북의 인구가 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1/4분기 자료에 의하면 전라북도 순 인구유출은 3만3천471명으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인구유출지역으로 나타났다. 웬만한 군(郡)단위 인구가 빠져나간 셈이다. 총 유출인구 중 64%가 수도권으로 이주하였다. 이러한 감소추세가 지속된다면 2010년엔 1백80만, 2020년에는 1백70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인구수가 지역발전의 절대지표가 될 수는 없지만 이미 전북의 인구는 조용하고 쾌적한 삶의 공간 차원을 넘어 도세의 약화를 초래함으로써 경제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인구유출의 심각성은 경제활동인구의 유출비중이 크다는 데 있다. 2003년 경제활동인구는 1997년 최고 88만 7천명에서 85만 8천명으로 감소하였다.

경제활동인구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실업자 등의 역외유출로 비경제활동인구도 감소함에 따라 경제활동참가율이 대체로 58.8% 정도이다. 청장년층의 유출은 지역경제의 침체, 일자리 부족 등으로 진학과 취업, 구직 등이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전북의 전통적인 생산구조기반이 농업에서 서비스업,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건설업 등으로의 직종 변화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구 감소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되면 전라북도는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인구 감소로 인하여 투자의 효율성이 낮아져 재화와 서비스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함으로써 생활 및 행정서비스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지역소득 및 소비의 감소와 이에 따른 지역경제와 지방재정의 악화를 초래하고 나아가 악화된 지방재정은 환경, 교육 등 사회기초시설에 대한 투자가 줄어 인구유출을 가속화시킨다. 또한 젊은층의 감소와 노령인구의 상대적 증가로 인한 노동력 수급 불균형 발생으로 지역 생산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고령인구의 증가는 사회복지분야의 지출을 증가시켜 지방재정에도 부담을 준다. 현존 주민등록인구 1백96만명 가운데 무려 11.3%인 22만여명이 65세 이상으로 전라북도는 이미 고령화사회로 진입하였다.

인구감소에 따른 인구유입정책은 이제 전략적인 측면에서 접근하여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예컨대, 각 지자체가 신생아를 출산하면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거나 세제혜택은 물론 사회복지나 의료서비스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인구유입책의 일환이다.

인구유입을 위한 정책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그사례를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몽고의 경우 자녀를 5명 이상 낳으면 훈장, 8명이상 낳으면 상금 또는 생활보조금 지급하여 인구늘이기 정책을 국가의 중요 시책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미국의 일리노이주 오하이오시는 기존의 주택으로 전입하는 시민에게 3,000달러의 재산세 감면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인구유입 정책은 단편적이고 일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으나 근본적인 대안은 될 수 없다. 따라서 거시적인 측면에서 변화를 주도하여야 하고 변화는 전라북도 자체의 노력뿐만 아니라 참여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정책적인 선택이 이루어져야 가능하다. 참여정부는 이제 실질적이고 체감될 수 있는 정책을 낙후 지역을 중심으로 적극적이고 차등적으로 펼쳐야 할 것이다. 각 부처의 지방지원정책과 재정의 분배에 있어 낙후지수를 고려한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지표로 삼아야 한다. 특히 중앙공공기관의 이전, 지역혁신특성화 사업, 누리사업 등은 지역균형과 낙후지방의 중추기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핵심이다. 또한 인구흡입의 가장 큰 요인이 될 수 있는 기업도시의 유치를 위해 전북도와 정치권, 정부의 역할이 어느때 보다 요구되고 있다. 인구유출의 방지와 인구유입의 확대를 위해 이제 지방정부 스스로 자치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이미지 개선과 산업, 기업의 유치 등에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때다. 몇일전 지역경제 활성화 관련한 세미나에서 한 기업인의 맨트가 생각난다. ?전북의 인구유출은 백약이 무효다. 사하라 사막에도 남극에도 일자리만 있으면 사람은 모여든다. 이십수년전 우리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중동의 모래사막을 마다않고 진출한 기억을 상기하라.?

한영주<전북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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