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斷想
가정의 달 斷想
  • 승인 2004.05.1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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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이 중순을 접고 하순으로 접어든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도 앞으로 열흘밖에 남지않았다. 지난 5일이 어린이 날, 8일이 어버이 날. 15일 스승의 날, 엊그제 17일이 성인의 날이었다. 어린이와 어버이, 스승과 성인, 스승만 빼고는 모두가 끈끈한 혈연의 가정과 결부된다. 하지만 스승도 군사부일체라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5월은 영낙없는 가정의 달이다.

▼그러나 5월의 가정의 달을 맞고 보내는 마음은 착잡하다. 잘 산다면서 밥을 굶는 결식아동이 전국적으로 30만명이라 하고 경제침체에 의한 경기 후퇴로 복지시설 보호를 받는 아이가 1만3000여 명을 넘고 있다. 그 모두 부모의 사업실패나 실직, 이로 인한 부모의 가출, 미혼모의 양육포기가 주원인이다. 다시 말해 어른들의 잘못으로 버려진 아이들이다.

▼여기에 여전히 부끄러운 또하나의 실제가 있다. 우리 어린 아이들의 해외입양 세계 제 1위다. 지난해 버려진 1만2000여 명의 아이들 중 3851명이 해외입양됐다. 이 부분의 부끄러운 세계 1위를 자그마치 50년째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한 전문가는 한국의 혈통중심주의와 입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그 밑바닥이라고 지적한다.

▼아동학대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전국에 20개 지부를 운영하고 있는 아동학대예방센터에 의하면 지난 2001년 4133건의 아동학대 신고건수가 지난해 총 4983건을 기록, 2년만에 무려 20%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상당부분의 원인이 부모들의 이혼율과 재혼율이 높아지면서 계부, 계모에 의한 학대가 늘고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여기에 생활고나 빚 독촉을 못견뎌 부모들이 어린 자녀들과 동반자살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일가족 동반자살은 경기불황이 심각해진 작년 하반기 이후 전국적으로 매월 평균 4∼5건씩 신고되고 있다. 사회와 부모들의 불찰에 죄없는 아이들이 희생되고 있는 꼴이다. 이같은 사실들이 우리들의 5월 가정의 달을 우울케 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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