댁의 부부는 어떠십니까?
댁의 부부는 어떠십니까?
  • 정성수(시인)
  • 승인 2004.05.2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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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1일은 국가가 지정한 공식 법정 기념일로 올해 처음 맞이하는 ‘부부의 날’이다. 이 부부의 날 제정은 우리 사회가 가정의 토대를 남자와 여자의 혼인을 매개로 형성된 부부라는 관계에서 출발하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모든 부부는 공동 운명체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존재임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한다.

  가정의 달이라고 하는 5월에는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 날. 청소년의 날, 스승의 날 등이 있지만 정작 가정의 핵심인 부부를 위한 날이 없다.

  최근에는 가정의 붕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한 가족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로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했다고 한다.

  이 부부의 날 행사가 16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공원을 필두로 부산, 광주 등 16개 도시에서 16일∼23일 까지 일제히 열린다. 여기에서 부부 함께 걷기 대회, 부부포크 댄스, 내 남편?내 아내자랑 3분 스피치, 부부사랑 고백 나눔, 부부사랑 카드 보내기, 부부 명함 만들기 등의 갖가지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고 한다. 부부는 일심동체로 무촌이다. 그러나 살을 맞대고 살면서도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를 못하고(안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부부들이 의외로 많다. 이러한 부부들이 등을 돌리면 남이 되고 헤어지면 원수보다 더 미운 사이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불가에서는 전생의 원수가 이승에서 만나 부부의 연을 맺는다고 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가정을 이루었으나 어느 날인가 부터 소가 닭보듯 하는 사이가 되어버린 부부들이 서로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부부의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100점 짜리 배우자를 찾을 뿐만 아니라 밑지고 손해보지 않는 결혼을 원하는 게 현실이다.

  결혼이란 100점 짜리와 100점 짜리가 만나서 사는 것이 아니라 평균 점수 이하의 사람들이 서로 만나 사랑으로 100점을 향해 노력해 가는 인생 항로라며 상대방을 내 입맛에 맞추려는 생각을 애시당초 하지 말아야 한다는 어느 주례의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발렌타인 데이나 화이트 데이에 사랑하는 연인들이 초콜릿이나 사탕을 주고받는 것처럼 부부의 날에는 장미 한 송이를 주고받자.

 남편은 아내에게 사랑과 정열의 상징인 붉은 장미를 그리고 아내는 존경의 뜻을 담은 분홍색 장미를 건네주며 지난날의 무관심과 잘못을 서로 사과하고 이해와 용서를 구하는 날이 되도록 하자. 이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인가. 살맛 나는 세상이 되겠는가. 우리들은 알고 있다. 행복한 가정이야말로 밝고 희망찬 사회를 만드는 첫 디딤돌이 된다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부부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가정 폭력이나 이혼율의 증가로 인해 가정 이탈이 가속화되어 가는 요즈음 단 하루만이라도 부부의 참 의미를 되새겨 본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부부의 날을 다짐할 요건을 갖추지 못한 가정들이 의외로 상당히 많다는 것도 우리들은 알아야 한다.

 한 부모 가정, 독신 가정 등 정상 가정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가정들의 속상하고 소외되는 하루를 기억해야 한다.

  남녀부부로 이루어진 정상 가정만이 의의 있는 부부의 날이 안되기를 바란다. 부모 봉양과 자식들 챙기기에 정신이 없는 아내와 일에 쫓기는 남편이 어디에 있는지 잠시 호흡을 가다듬어 서로의 얼굴을 찾아볼 때 행복감에 젖으리라.

  댁의 부부는 어떠십니까? 요즈음 문제는 없는지요. 부부의 날을 맞이할 장미꽃은 준비되어 있겠지요. 거기에 와인이라도 곁들이면 어떨까요? 오늘 ‘부부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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