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 개원에 즈음하여……
17대 국회 개원에 즈음하여……
  • 태조로
  • 승인 2004.05.27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4.15 총선을 결과로 하여 5월 30일부터 새로운 국회가 열린다. 우리는 1948년 정부수립이후 17번째로 맞는 국회 개원이다. 이번에 새롭게 시작하는 국회는 1대 제헌국회이래 56년만에 국민에 기대속에 제대로의 몫을 하길 고대하고 있다. 대통령의 탄핵소추라는 미증유의 격변속에서 여당이 과반수 의석을 얻었고 대통령 탄핵심판도 헌법재판소의 경고성 기각결정으로 대통령이 업무에 복귀한 시점에서 개원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사회는 지금 새로운 전환점에서 많은 변화와 개혁을 갈망하고 있다. 특히 경제문제와 민생문제는 원인과 결과의 선후관계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또한 구조적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소(IMD)가 지난 4일 발표한 ‘2004년 세계경쟁력 순위’ 의 내용을 보면 한국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줌은 물론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엇이 시급히 개혁되어야할 대상인지도 분명하게 알려주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2천만명 이상의 30개 경재권 가운데 한국의 경쟁력 순위는 15위로, 이는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이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퇴보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느낌이다. 우리의 경쟁력이 아시아권 주요 경쟁국 가운데 최하위이다. 대만 4위, 말레이시아 5위, 일본 8위, 중국이 10위, 그리고 인도가 1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중국에 추월당한데 이어 올해는 인도가 우리를 앞지른 것이다. 우리의 경쟁국들이 적게는 1단계 많게는 7단계나 순위가 상승하면서 앞으로 달려나가고 있는 반면 우리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이것이 우리의 현주소이다. 이에 반해 기업등 민간부문의 경쟁력, 기업의 효율성과 인프라, 개혁마인드와 경영진의 국제경험은 상대적으로 상승했다. 보고서의 내용을 간추려 보면 기업등 민간부문의 경쟁력을 노사문제, 정부, 교육부문, 특히 정치권이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25일 세계은행(World Bank)의 ‘세계발전지표 2003’ 에 따르면 2002년 한국의 1인당 소득(GNI. 국민총소득기준) 은 1만 1400달러를 기록, 세계 랭킹이 208개국 중 52위에서 49위로 올라갔다고 한국은행이 밝혔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49위로 1년만에 3계단 상승했지만 홍콩. 싱가포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IMF 구제 금융 이후 다시 8년만에 국민소득이 1만불로 복귀했지만 40년만에 국민소득 1만불을 달성한 성과를 회복하기위해 소비한 지난 8년간의 기간은 우리경제의 ‘잃어버린 기간’이 돼버렸다. 그러는 사이 우리의 경쟁국들은 2만불 소득에 도달하였다.

개혁은 이 시대의 화두이며, 사회 모든 부문에서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가장 시급한 대상중의 하나인 정치개혁이다. 정치의 중심에 서 있는 국회에서 먼저 많은 고민을 해야하고 제발 이번 국회는 과거와는 다른 생산적이고 국민이 기대하고 국민을 걱정하는 경제. 민생문제해결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언제 까지 구태를 벗지 못하고 답습할 것인가. 이제 장년의 역사를 가진 그리고 21세기에는 20세기와는 달라야 되지 않는 가? 세계의 흐름을 직시하고말로만 대화와 타협, 상생의 정치를 외치지 말고 명분에 사로잡힘 없이 실사구시전략으로, 사고체계와 시스템전체를 고치는 개혁의 주체가 돼야하는 국회의원들이 되어주길 바란다. 지난 총선은 정치권의 일대 개혁을 요구했다. 여당은 선동정치와 포플리즘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한다. 야당은 부패와 수구의 과거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길을 선택할 수 있다. 흰 캔버스 위는 아니지만 자신의 색을 입히고 자신의 모습을 새롭게 그림으로서 자신이 원하는 자화상을 창조하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처지에 있건, 역사의 나이를 따지지말고 불행하고 스스로 심신이 만신창이가 되었다고 생각하더라도 우리의 초상은 여전히 인내심을 갖고 그 그림을 완성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몇 차례의 바람과 비를 경험했지만 우리는 이번 오뉴월에는 여의도의 벚꽃가지에 검붉은 버찌가 매달리는 상큼한 새정치를 맛볼 수 있다는 기대를 해보고 싶다.

이병렬<우석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