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의 슬기가 넘쳐나는 전래놀이
조상의 슬기가 넘쳐나는 전래놀이
  • 승인 2004.05.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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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의 추억이 새로웠어요.”

 “쉬우면서도 집중력과 지구력, 균형감이 필요해요.”

 “고무줄 놀이 3일만에 몸무게가 줄었네요.”

 “엄마들과 사방치기 놀이를 한 후에 더 친해졌어요.”

 우리 서해초등에서 시도한 ‘학부모, 전래놀이 체험학습’ 행사에 참여한 학부모님들의 의견들이다.

 전래놀이는 다양하다. ‘강강술래’ ‘무궁화 꽃이…’, ‘남대문 놀이’와 같은 놀이와 노래가 결합되어 있는 형태가 있고, ‘사방치기’, ‘네붕알’, ‘8자 놀이’처럼 땅에 그리고 하는 형태와 ‘비석 치기’ ‘고누’ ‘구슬치기’ 같이 놀잇감을 가지고 하는 형태도 있다.

  우리가 전개해 본 놀이는 사방치기와 고무줄 놀이였다.

 사방치기는 마당이나 한길에 여러 모양의 그림(밭)을 그려놓고 일정한 순서에 따라 돌을 차며 가거나 또는 주워 던지는 놀이로, 돌 차기, 망 줍기, 오랫말이라고도 한다.

 땅바닥에 그린 그림은 밭을 상징하여 농촌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여지며, ‘사람은 하늘을 떠받치고 발을 땅에 딛고 존재한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고무줄 놀이는 여학생들이 즐겨한 놀이인데 짓궂은 남학생들이 은근히 좋아하는 여학생들의 놀이 장소에 갑자기 나타나 고무줄을 끊거나 훼방을 부리는 경우가 많았던 추억의 놀이다.

 줄 위 또는 줄을 넘나들면서 마치 춤을 추듯 몸을 움직여 놀지만, 몸짓이 줄에 의해서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다.

 기본적 놀이방법은 가위 바위 보 등으로 편을 가르고 순서를 정한 다음, 기둥을 사이에 두고 고무줄을 매거나 진 편의 아이가 양쪽에서 고무줄을 잡으며, 노래 하나가 끝날 때마다 조금씩 높이를 올린다.

 고무줄 놀이는 뜀뛰기를 통해 다리의 근육, 노래에 맞추는 리듬감과 조정력, 여럿이 함께 하는 협동심, 전체적인 상황 판단력 등이 요구된다.

 특히 널뛰기와 맞먹는 운동량으로 여인들의 아랫배 군살을 막았으며, 탄탄한 장딴지를 가꾸는 좋은 방법으로 체력 증진에 기여하였다고 한다.

 이번 전래놀이 체험을 통하여 느낀 조상들의 슬기로움은 먼저, 준비물이 매우 간단하여 경제적이라는 점이다. 땅바닥에 네모 모양을 그리면 바로 놀이를 시작할 수 있고 돌 막자는 주변화단에서 골라 활용하면 되었다.

 다음으로 연령이나 체력 정도에 따라 규칙을 간단하게, 또는 엄격하게 정할 수 있어 수준별 놀이가 가능하고, 규칙도 놀이 참가자끼리 합의하여 융통성 있게 정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놀이들이 간단하면서도 운동량이 많고 실제 다이어트에도 특효를 본다는 사실이다. ‘벌써 살이 빠졌다’는 이야기가 화제 거리가 되고 있다.

 더욱 중요한 점은 막자의 크기, 던져 놓는 위치, 발 옮기기, 고무줄을 퉁기는 정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적용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다양한 효과를 가져다 주는 전통놀이가 계속 이어져서 조상들의 넘쳐나는 슬기로움이 오늘에 다시 되살려지기를 기대해본다.

 

김재홍<군산서해초등학교장,전 군산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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