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이렇습니다
사실은 이렇습니다
  • 태조로
  • 승인 2004.06.0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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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잠잠하던 새만금사업 흔들기가 다시 재연되는가 싶다. 서울고법이 지난 1월말 새만금공사중지가처분 취소판결을 내린 이래 새만금논쟁이 수면 아래로 잠기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엉뚱하게 경제성이라는 카드를 빼들고 나왔다. 일부 중앙언론의 보도내용을 요약하면 서울대에서 지난 2000년도에 농림부가 새만금사업에 대한 경제성 분석을 한 것을 보니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엉터리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 보도내용은 크게 형식적인 면과 내용적인 면에서 잘못되었다.

 먼저 형식적인 면을 보면 농림부에서 경제성분석을 하였다고 하였으나, 국무총리실 주관하에 민관공동조사단의 경제성분과위원회에서 하였다. 참고로 민관공동조사단은 정부와 민간환경단체의 합의 하에 정부와 민간단체가 추천한 전문가로 구성되었었다. 또 서울대가 분석하였다고 하였으나 서울대 이준구교수라는 일개인이 분석하였다. 이상 형식적인 면은 결코 혼돈할 수 없는 것이었는데도 일부 언론이 오보를 한 것은 환경단체 등의 호감을 얻기 위하여 의도적이었지않나하는 생각이다.

 다음으로 내용면에서 잘못을 살펴보면 이준구교수는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경제성분석을 엉터리로 분석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성분과위원들은 이교수처럼 경제학을 전공한 전문가들로 구성되었다. 특히 경제분과위원회는 환경단체들이 추천한 위원이 정부측이 추천한 위원보다 더 많았다. 위원들은 새만금사업에 대한 경제성분석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놓고 수 차례의 회의를 하였다. 왜냐하면 새만금사업에 대한 경제성분석은 이렇게 해야한다 하는 정형화된 방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위원들간에 의견을 모아 10개의 시나리오를 만들고 각각의 시나리오 별로 얼마의 경제성이 있는지를 일년여에 걸쳐 현장을 오가며 분석하였다. 그 결과 위 위원회는 700여쪽에 달하는 분석 결과를 내놓으면서 10개의 시나리오 모두 경제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 결과를 놓고 이준구교수는 교과서에 실어도 될 정도로 엉터리라고 한 것이다. 같은 전문가들이 한쪽은 수명이 1년 이상의 기간에 걸쳐 분석한 것과 일개인이 단 며칠만에 분석한 것 중 과연 어느 것이 더 정확할 것인가는 불문가지일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준구교수는 동료교수들이 한 것을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엉터리라느니 해괴하다느니 하는 표현을 썼다. 도의상으로도 있을 수 없는 표현일 것이다.

 한가지만 예를 들어보겠다.

 이준구교수는 새만금상류유역의 환경개선비용을 당연히 새만금사업의 비용으로 포함하여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비용이 빠졌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나 이는 정부정책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정부는 새만금 사업을 하든 하지 않든 우리 나라의 모든 하천에 대하여 목표수질을 정해놓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하여 투자하고 있다. 새만금상류유역의 수질개선과 새만금사업은 전혀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그 동안 환경단체들은 새만금사업을 환경을 파괴한다 하여 반대하여왔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이 나자, 이제 엉뚱하게 경제성문제를 들고 나오고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토론을 의사결정방식의 수단으로 대단히 중요시한다. 그러나 토론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토론의 결과에 대하여 승복하고 결정된 것이 잘 되도록 모두 힘을 모으는 일일 것이다. 새만금사업은 지난 1999년부터 무려 2년 간 공사도 중단한 채 토론을 벌였다. 그리고 나서 다시 재개된 사업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부 환경단체들은 재개된 다음날부터 각종 이유를 붙여 반대를 일삼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하여 국민의 혈세를 바다에 흘려보내면서까지 토론을 벌였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 환경단체들도 이성을 찾아야한다.

 진정으로 그들 단체를 위한 환경운동을 할 것이 아니라, 국가를 위한 환경운동을 펼쳐야할 것이다.

최 수<전라북도 환경보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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