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힘과 현실의 벽
욕망의 힘과 현실의 벽
  • 승인 2004.06.0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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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의 가장 큰문제 중 하나는 무책임한 행동선택을 하는 이들이 많다는것과 그 행동의 결과가 부정적일 때 그 행동의 책임을 타인이나 환경 탓으로 돌리려는 경향이 높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삶의 공허와 무의미로 특징 지워지는 문제를 느끼고 의미있는 인간관계의 결여속에서 왜소하고 무가치한 자신을 발견한다. 왜 꼭 “나“ 이여야 하나 세상을 향한 분노는 마음 깊은곳에 묻혀있던 상처를 끄집어 낸다.

그 원인 제공에서 욕망의 힘과 현실의 벽을 뛰어넘을 수 없는 심리적 고통과 만난다. 정신분석학에서 중추를 이루는 은유에는 프쉬케, 에로스, 외디푸스, 나르시스 등이 있다. 프쉬케는 에로스의 영원한 애인으로 에로스의 어머니인 비너스의 질투와 세가지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주피터와 비너스의 축복을 받으며 에로스의 아내가 된다.

세가지 어려운 시험은 곡식을 종류별로 구분하는 것과 금빛 양모를 가져오는 것, 아름다움이 들어있는 상자를 여신으로부터 얻어오는 것이었다. 프쉬케가 이 시험을 통과할수 있기위해서는 에로스와 다른 신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에로스는 준수하고 진지하며 프쉬케의 동경을 채울 수 있는 아름답고 성숙한 남성이다. 에로스의 부모는 에로스와 프쉬케의 결혼을 축복함으로써 세대간의 간격을 건강하게 해결한다. 이로써 부모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자식에 대한 사랑을 실천한다. 에로스와 프쉬케는 겸손과 성실을 익힌 후에 비로소 사랑을 실현하게 된다.

에로스와 프쉬케는 인간사랑에 대한 동경과 이상, 고통과 인내, 기쁨과 행복 등을 대변한다. 그러나 에로스와는 반대로 비참하고 비극적인 남성인 외디푸스가 있다. 그의 부모는 신전의 신탁을 믿고 이 아들이 자신들을 배반할까봐 두려워한 나머지 태어난지 며칠만에 가시로 두 발을 묶은채, 버리고만다. 이 아들은 이 모든 사실을 모르는채 이웃왕부부에게서 무난히 자라다가 신탁을 알고 그것이 이루어 질까봐 겁이 나서 집을 떠난다. 도중에 그는 한 낯선 노인을 만나 다투다가 그 분이 자신의 진짜 아버지인지도 모르고 죽이게 된다.

외디푸스와 그의 부모는 신탁을 맹목적으로 믿고 이를 두려워하여 결국은 그 두려움에 의해 희생이 된다. 외디푸스 콤플렉스는 무지와 불안에 직면하지 못하는 부모와 그래도 부모를 사랑하고 보호하려는 철없는 자녀들의 갈등과 비참한 방황을 그린 우리 모두의 마음에 깊숙이 숨겨진 이야기로 볼 수 있다.

또 한 명의 청년,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하여 물에 빠져죽은 나르시스이다. 부모의 따뜻한 배려를 가장 필요로 하는 신생아들이 자기와 대상을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자기를 위해서 있는 모든 따뜻한 배려와 사랑이 자기로부터 연유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무의식적으로 자기가 전지전능하다는 환상을 가지게 된다.

성장한 이후에 이러한 상태로 퇴행하면 정신병에 빠질 수도 있다. 자기에게 빠져 심리내적인 상상과 환상을 외적인 현실과 구별할 수 없을 때 자아는 무의식의 홍수에 휘말리게 된다. 인간은 이러한 극단적인 장애가 아닐지라도 자기가 가치없다고 생각할 때 충분히 사랑받고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 자기중심적이 되고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을 자기의 한 부분으로 혹은

자기의 한기능으로 여기고 이용하게 된다.

자기확인이 충분히 됨에 따라 기본적인 자기신뢰와 안정감이 형성되고 점차 자기중심성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 인간성숙의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에로스이며 외디푸스이고 나르시스이다. 에로스와 푸시케가 나누웠던 따뜻한 사랑으로 불행했던 외디푸스를 보듬어 안아보자. 나르시스에게 어깨를 다독이며 당신도 충분히 사랑 받을 수 있음을,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믿고 사랑함으로 닫힌 가슴을 활짝 열어보자. 우리의 삶이 라는게 그다지 긴 여정이 아님을 알고, 누군가에게 빛이 되어 살아보자. 대중가요 노랫말 처럼, 산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하니까.

국영희<전주YWCA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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