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확실한 방법
다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확실한 방법
  • 태조로
  • 승인 2004.06.0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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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비족, 웰빙족, 샐러던트족, 폐인족, 파티족, 마이홈족, 오버나이트족, 프리터족.......

 요즘 우리 사회에는 특정한 삶의 방식을 유형화하는 새로운 족(族) 개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그나마 젊은이로부터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까지 세대를 넘나들면서 공감하고 선호하는 족을 들라면, 단연 웰빙족이 아닐까 한다.

 잘먹고 잘사는 것을 추구한다는 웰빙족.

 공기청청기, 이온수기, 삶아빠는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은 웰빙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부들을 겨냥하고, 유기농생식이유식 등을 웰빙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가진 젊은 엄마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

 좀 더 건강하고 싶은 직장인들은 아침을 생식으로 바꾸고 퇴근 이후에는 요가를 즐기고, 어르신들은 참숯베개나 옥매트 같은 소위 웰빙제품들과 함께 잠자리에 들기도 하는 세상이다.

 과거에 비해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지금, 잘 먹고 잘 사는, 건강하게 사는 것은 단연 우리사회의 화두가 될 수 밖에 없는 듯하다.

 이렇듯 우리사회에 널리 퍼지고 있는 잘먹고 잘사는 방법- 웰빙의 방법에 썩 마음에 들지 않는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잘 먹고 잘 살자는 어느 누구에게나 중요한 화두가 어떠한 제품을 쓰고, 어떠한 운동을 하고, 어떠한 음식을 먹어야만 한다는 결과로 귀결되는 것이 온당하지는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웰빙의 방법이 비싼 돈을 들여 덜 오염된 음식을 먹고, 더러운 도심의 공기를 정화하기 위해 고가의 공기청정기를 들여놓는 것이라는 데에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는 까닭이다.

 지금 우리사회에 퍼져 있는 웰빙의 방법은 극히 나와 내 가족 중심이다.

 “내 아이는 특별하다... ○○○유기농이유식” 이런 광고를 볼 때면, 그런 이유식을 먹일 여유가 없는 부모의 마음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환경문제와 씨름하면서 그 해결을 위해 밤늦게까지 피곤에 지쳐 일하면서도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국민 모두를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일이라는 자부심으로 자신을 달랠 수 있었다.

 그러나, 수돗물보다는 생수가 잘 먹는 것으로 이해되고, 공기청정기 없이는 도시생활은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내가 무엇을 해 온 것인가 하는 자괴감이 들곤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해 온 일을 계속 해야 하고, 그것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또한 분명하다.

 누구나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는 일, 코를 막지 않고 웃으면서 도로변을 활보할 수 있는 공기를 만드는 일, 우리나라 어느 논밭에서 나온 음식이면 누구나 마음놓고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일.

 이런 일들 모두가 우리 모두 다 함께 잘먹고 잘사는 방법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환경을 포기하고는 수억만금을 들이더라도 다 같이 웰빙하기는 불가능하다.

 오늘은 6월 5일 세계환경의 날이다.

 ‘지구는 단 하나뿐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1972년 스웨덴 스톡홀룸에서 개최된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는 오늘날 지구환경 논의의 기본헌장으로 많이 원용되고 있는 ‘인간환경선언’이 채택되었다. 또 UN내에 환경전문기구를 설치하고 세계환경의 날을 제정할 것을 제창하였다.

 세계환경의 날은 바로 유엔인간환경회의가 개최된 날을 기념하고, 지구와 온누리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인류공동의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UN이 지정한 날이다.

 결국 이날은 전 세계인이 모두 잘 먹고 잘 살수 있도록 노력하는 날인 셈이다.

 우리의 노력으로 우리 자신은 물론, 우리의 아들·딸, 손자·손녀들은 더 웰빙할 것이다.

석금수 <전주지방환경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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