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정치중심이 국회로 옮겨질것"
김원기 "정치중심이 국회로 옮겨질것"
  • 승인 2004.06.06 22: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7대 국회의 전반기를 이끌게 된 김원기(金元基)신임 국회의장은 6일 "17대 국회는 과거 1대에서 16대까지의 국회와는 상당히 다를것"이라면서 "앞으로 정치의 중심이 국회로 옮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날 열린우리당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국회가 통과의례였던 과거와 다르게 될 수 밖에 없는 시대가 됐다"며 "이제 말로만이 아닌, 국회가 3권분립의 입법부, 확실한 (권력의) 세 축 가운데 하나가 되도록 그 위상과 독립성,실력을 갖추는 데 의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특히 상생의 정치가 요구되는 여야관계와 관련, "중립적 위치에서 불편부당한 정신을 충실히 지켜나감으로써 정치 안정과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그래야만 나의 설득과 조정이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의장과의 일문일답.

-열린우리당 당적은 정리했는지.

▲법으로는 의장이 되면 자동 이탈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긴가민가 하면 확실히하는 게 낫다. 내일 (탈당계를) 낼려고 한다.

-우리당으로서는 한 표가 아쉬운 상황이다. 국회 표결에 적극 참여할 것인가.

▲사회자가 참여하는 경우가 적지만 내 권리니까 중요한 문제 등 꼭 필요할 때는 참여하려고 한다.

-선출에 앞서 야당 대표들에게 연락했나.

▲그저께(4일) 밤과 어제 아침까지 전화했다. 여당에서 단일후보로 선출됐으면전화하는 게 옳은 것 같아서.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에게는 "그동안 절차를안 밟아서 전화 못했다. 후보됐으니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과는.

▲연락 안했다. 말 안해도 서로 잘 아는 사이다.

-새 의장으로서 새로운 구상은 뭔가.

▲정치의 중심은 국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 평소 꿈이었다. 과거 국회는 그저 정부가 시키는대로, 정해준 대로 형식적 절차를 밟는 장일 뿐이었다. 중요한 정치적결정들이 국회 안에서 된 적이 없다. 그러나 이제 모든 문제가 국회에서 걸러지고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의장으로서 중심을 두고 노력할 것이다. 입법권은 국회가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의원들의 전문역량을 대폭 강화하는데 힘쓰겠다.

-상생의 정치가 새 국회의 화두다.

▲`김원기가 어디 앞잡이다' 하면 상생에 지장이 된다. 근래 10여년 사이에 과거보다 오히려 여야간의 담이 두꺼워졌다. 전혀 왕래없이 벽을 쌓고 오랫동안 지낸것이다. 싸울 필요도 없는 문제로 싸워 소통이 안 돼서 그런 것이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의원 모두와 만나 의견을 듣고 적극적으로 토론하려고 한다. 토론문화를 만들어 다른 당과 중요한 현안에 있어 충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화시키겠다. 당론을 정하기 이전 단계에 서로의 간격을 좁힐 수 있도록 하겠다.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나.

▲말로만 상생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 환경이 돼야 한다. 싸움은 대개 정치적으로 당권.대권을 생각하는 핵심에 있는 사람 때문에 발생한다. 야심가에 대한 대리전 성격의 투쟁이다. 국회가 정책중심으로 가면 극단적으로 서로 대결하는, 패를갈라 전투처럼 붙는 일은 적을 것이다.

-남북국회 교류의 복안은 뭔가.

▲지금까지 남북 문제에 관한 모든 것은 정부와 국정원에서 했다. 그러나 이제국회가 금기시돼서는 안된다. 국민 전체의 의견을 모으고 그것을 대표하는 것은 국회다. 적극성을 갖고 선도적인 역할을 통해 17대에선 비로소 국회가 국회가 됐다는점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겠다.

-여야가 협의가 안돼 결단할 일이 생긴다면.

▲난 인내력이 많은 사람이다. 인내심을 갖고 유도하겠다. 아무리 여당에서 윽박지르더라도 죽어도 안되는 것은 안되며, 아무리 여론이 나쁘더라도 옳다고 생각하면 개의치 않겠다. 김원기가 무서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윤리위가 유명무실한데.

▲그간 윤리위가 한번도 역할을 한 적이 없었다. 자율적 규제가 강화돼야한다.

그것이 없으면 외부의 규제를 받을 수 밖에 없다.

-비교섭단체도 배려하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많은 배려를 해야할 것이다. 지금은 말할 단계가 아니지만 불편부당하다면 내 생각을 밝힐 것이다.

-여야 원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나는 원내총무를 가장 오래하고 잘 한 사람 중의 하나로 통한다. 협상을 푸는데는 역량과 상호신뢰가 있어야 한다. 어느 한 쪽이 완승해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한다. 협상 후 상대가 돌아가서 발 뻗을 수 있도록 역지사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어느 이익에 머리를 처박고 고집을 부리는 사람이 협상에 나서면 정국 전체가 꼬인다. 합리성과 성실성이 중요하다. 국민들도 다 아는 속셈이 있는데 엉뚱한 것 내세워선 안된다. 깨놓고 얘기해야 한다. 정치가 안 풀리면 국민이 피곤하다.

-우리당이 재.보선에서 참패했다.

▲건방지지 말고 다시한번 반성하라는 뜻이다.

-총리인준안이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보나.

▲이제 곧 대통령이 지명할 것이다. 지명한 뒤 얘기하자. 대통령과 엊그제까지만난 일이 없다. 그 분(김혁규)이 되건 안되건 내 입장을 말할 게 없다.

-당에 어른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나도 상당히 불안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퍽 안정적이었다. 일부에서 이념을내세웠지만 서너 사람 외에 그렇지 않더라. 생각과 전혀 달랐다. 그러나 결속력이없다는 게 고민이다. 그러나 잘 돼가고 있고, 대통령도 있다.

-당.청관계가 논란이다.

▲사실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공개석상에서 어려운 얘기를 두번 했다. 임기말 `어전회의'에서 "헌정사 반세기에 국회가 국회였던 적이 있었느냐. 여당은 제왕적 대통령, 야당은 제왕적 총재 아래에서 의원이 정치인인 적이 없었다. 정치의 중심이되는 국회를 만들고 그만두십시오"라고 했다. 또 "야당을 좀 청와대로 불러 대화하십시오"라고 했다. 국회를 국회로 만들면 당신은 더 위대해진다. 의원이 졸(卒)이되면 정치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이제 국회를 정치의 본무대로 만드는 것이 내가 할역할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