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국회의장
김원기 국회의장
  • 승인 2004.06.0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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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의 변방에 있던 국회를 정치의 중심에 우뚝 서게 하는 것이 17대 국회의 역사적 소명이다’. 김원기 국회의장의 취임 일성이다. 과거의 부정적 과정에서 벗어나 미래의 혁신적 국회상 정립 필요성의 관점에서 그 핵심과 요체를 나타낸 말이다.

 4.19후 내각제 시기를 빼고는 내내 중심을 장악하지 못하고 조역과 부차적 위상을 감수해야만 했던 국회다. 자유당 시절이나 유정회가 있던 시절, 그리고 격차는 있지만 그 이후 지난 15대까지도 국회의장은 사실상 대통령이 당총재로서 임명하는 임명직이나 다름없었고 그것도 형식상 국회의 선출이지 그냥 절차일 뿐이었다.

 시녀국회나 요식국회, 거수기 국회는 파란만장한 치욕의 행적을 말하는 별칭이다. 그런데 지난 16회 국회에서 야당이 원내 제1당이 되는 사태가 오고 여당의 다른 야당과의 과반수 연합추진이 어렵게 되자 우리 의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의 굴레에서 벗어난 야당 국회의장이 나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와 정반대로 총선이 과반수를 여당에 확보해 주는 여대야소 구도를 만들었다. 특정인이나 특정그룹에 의한 ‘공천권 행사’ 용어 자체가 소멸된 상태에서의 자유경선 선거 결과다. 무엇보다 정치중심의 국회, 새로운 문화와 상을 구축할 21세기 새국회 생성의 기반이라고 할 만하다.

 14,15대처럼 철새를 양산할 필요도 없어졌고, 16대처럼 숙명의 어종 연어의 어려운 처지를 자발적으로 안아 그것을 기회의 밑천으로 삼는 의원 개인의 천박한 행태도 덜게 되었다. 대신에 초선이 183명이나 되는 새내기 국회의 의욕과 열정은 넘치고 뜨거울 판이다.

 개혁의 신풍과 실천적 열정으로 국회 분위기는 폭풍우처럼 휘몰아치고 용광로처럼 달아오를지 모른다. 경륜과 안정, 의욕과 열정의 조화를 이루는 지도자가 필요한 이유다. 지속적이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개혁을 위해서도 김원기 의장의 중용적 진보, 진취적 안정의 섭생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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