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부모'되는 것은 평생의 과제
'좋은 부모'되는 것은 평생의 과제
  • 승인 2004.06.1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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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 왜 나를 낳으셨나요 ?” 오래전 유행가 가사이다. 이처럼 자식은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나지 않는다. 다음에 태어나도 나 같은 부모밑에서 태어나고 싶니? 라는 질문을 받은 자녀가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그 사람은 이미 성공한 부모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대답을 듣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의 가정이 건강한 것 같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그리 건강한 것만은 아니다.

최근 독일의 과학자들이 실험을 한 결과 행복한 닭이 보다 좋은 달걀을 낳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넒은 뜰에 자유롭게 풀어 놓고 기른 닭은 좁은 닭장에 가두어 기른 닭보다 비타민과 영양분이 훨씬 많은 달걀을 낳는다는 것이다. 또한 국내 과학자들이 실험한 결과 시냇물 소리를 들려주면서 기른 식물이 발육상태가 좋아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면 젖소가 건강해지고 우유가 많이 나온다는 것은 이미 여러번 보도된 바 있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모든 생명체는 생기가 있어야 성장, 발전할 수 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잘못된 교육과 관리 방식 때문에 기가 꺾이게 되고 그 결과 잠재력이 사장되고 있다. 경영인이나 직장인들이 좋은 성과를 내려면 우선 기가 살아야 하듯 자녀들은 엄마,아빠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야 기가 산다.

“나는 가족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다. 생활이 늘 지금처럼 바쁘지는 않을 것이고 언젠가 한가한 날이 올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애들하고 시간도 갖고 함께 놀아줄 것이다." 라는 것이야말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최대의 착각이다. 우리집 아이는 어릴 때 잠을 안 자고 부모를 힘들게 한적이 있다. 저녁이면 적어도 서너번은 깨어서 나를 힘들게 했다. 그때의 나의 작은 소원은 잠 한번 실컷 자보는 것이었다.

혼자서 잠도 잘자고, 혼자 우유를 마시고, 기저귀를 떼고, 말을 하고, 밥을 먹고, 그런 시절을 꿈꾸머 지냈었다. 하지만 어느 날 보니까 다 자라 있었다. 더 이상 나를 찾지도 않고 놀아 주지 않는다고 징징대지도 않았다. 지금은 그 아이가 엄마가 되었고…. 애들이 18세가 될 때까지는 6575일이다. 만약 아이가 열살이라면 2922일 남은 셈이다. 자녀들의 그 시절은 다른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가능한 그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자녀교육에 우선 해야한다.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세상에 좋은 부모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 또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키우는 것이 잘 키우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애완동물을 키우듯이 애를 키우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무조건 윽박지르면서 키우는 것이 잘 키우는 것도 아닌 듯싶다. 무조건 애들 말을 들어주는 것이 답이 아닌 것 같고, 사사건건 부모 뜻대로 하는 것도 옳은 방법은 아닐 듯싶다.

서양식으로 독립적으로만 키우는 것은 너무 차갑다는 생각이 들고, 그렇다고 지금 식으로 마흔이 넘어서까지 살펴주는 애 어른을 만드는것도 너무 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누구나 좋은 부모가 되고 싶지만 아무나 될수 없는 것이 좋은 부모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부모와 자식이 생각하는 좋은 부모가 다를 수 있고, 단기적으로는 좋은 것이 장기적으로는 안 좋을수 있고, 지금은 애들에게 약처럼 쓰지만 미래에는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도 있다.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아트(art)와 사이언스(science)의 합이다. 이성적인 부분과 감성적인 부분이 더해져야 한다. 좋은 부모훈련을 미리 받고 부모가 되는 경우도 없고, 좋은 부모가 될만하면 애들은 이미 성정해 버린 경우도 많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애들을 존중하고, 인격적으로 대하면서 생활에 모범을 보이고 꾸준히 공부하고 기도하는 것외엔 별다른 수가 없는 것 같다. 이렇게 그럴듯한 소리를 하지만 나 자신 아직 미숙한 부모이다. 아들,딸, 사위,며느리에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애를 쓸뿐이고 경험을 되살려 손자,손녀에게 좋은 할머지가 되고저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한 노력을 할뿐이다.

가끔씩 맥아더 장군의 “자녀를 위한 기도문” 중 “마음을 깨끗이하고 목표가 고상하며 남을 정복하려고 하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다스릴 줄 알고 미래에 도전하면서 과거를 잊지 않는 자녀를 저에게 주옵소서 그리고 나서 이에 더하여 바라옵건대 유머을 알게 하시고 항상 진지하되 자기 자신을 너무 중히 여기지 말며 겸손한 마음을 갖게 하여주소서”라는 문구를 기억해가면서 말이다.

유명숙<엄마랑 유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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