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깍두기 된장 청국장에, 밥이든 떡이든 죽이든, 국이 찌개 지짐 볶음에 굽든 삶든, 음료 화채 채소 버섯 열매류 수목류, 해물 육물 조류, 생선 민물고기 마찬가지다. 일단 요리라 하면 함경도에서 제주도까지, 만주 시베리아 중국 러시아, 남북아메리카 대륙에 이민간 사람에까지도, 잘 맞게 낸다. 그것도 단순히 총론적으로만 그러는 게 아니라 각 부문에 들어가 깊고 은은하고 그윽하고 감칠맛나는 실전적 맛의 으뜸인 것이다.
말하자면 무조건 모든 음식 맛의 정상에 이른 상태다. 그래서 전주에 오는 사람들은 우선 음식 때문에 한 걱정 놓는다. 다른 일정에도 그대로 연결되어 안심하기 마련이다. 그러기 때문에 여정은 기대되고 즐겁다. 음식의 공적이다. 실상을 몰라 전주비빔밥과 콩나물국밥 그리고 고들빼기 정도만 특출난 줄 알고 막상 그런 것만 어쩌구저쩌구 하다가 게장 고추장맛부터 젓갈 청국장 된장에 이르러 ‘뿅’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요즘 ‘불량만두’로 국민들의 입맛이 말이 아니다. 그런 만두를 들며 무미건조한 미각의 소유자들이 놀아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전주음식맛에 길들인 사람이라면 대번에 ‘퉤퉤’하고 내뱉었을 것이다. 이런 때 전주의 음식맛이 진가를 발할 때다. ‘우리’라는 말을 음식에 쓸 줄 안 ‘신포우리만두’만 들었어도 탈은 안났을 게다.
마침 전북이 특성사업이 없어서 야단인데 도와 전주시에 ‘전통음식課’를 설립하고 시군에 ‘전통음식계’, 대학에는 ‘전통음식科’를 만들어 그야말로 ‘음식 전북’을 관광상품화해 부강한 도를 이루는 구상에 착수할 때가 아닌가. 동북아 아닌 세계중심으로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