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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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6.1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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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의 중심세력은 기사였다. 이들은 성주를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정예 직업군인이다. 기사가 되기 위해서는 7세가 되면 대영주의 성에서 시동(侍童)으로 봉사하기 위해 집을 떠난다. 성에서는 다른 시동들과 마찬가지로 승마나 검술을 익히며 창.검.도끼 등을 들고 항의의 대상, 기둥.인형 등을 상대로 무예를 닦는다. 14세쯤에는 수습기사로서 한 기사에게 배속된다. 그리고 21세쯤 되면 칭호를 수여받고 어엿한 기사가 된다.

 ▼초기의 기사 수여식은 간단하다. 손바닥으로 목덜미를 한 대 얻어맞고 이어 용기. 충성. 기예로써 행동하라는 훈계를 받는다. 그러나 11세기에 와서는 교회의 영향이 커져 종교적 기사도의 씨앗이 심어진다. 기사는 신앙을 위해 싸울 것이며 그 법도를 철저히 지킨다는 서약을 해야 했다. 그들은 세습적으로 토지를 보유하고 생활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때로는 귀족들의 귀부인과 은밀한 로맨스도 즐길 수 있었다.

 ▼그래서 로맨틱한 기사가 되려면 명랑하고 열열하며 비밀을 지키고 은근해야 했다. 의중에 둔 귀부인이 호의를 보이지 않아도 구애를 계속해야 했는데, 울리히라 라는 기사는 상대 귀부인이 승락할 때 까지 10년이나 구애를 계속했다고 한다. 기사도 정신을 잘 표현한 이야기로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가 있다. 봉건기사의 이상인 ’성배찾기‘에서 기사도는 절정을 이룬다. 결국 아서왕은 자기의무를 충실히 지켜 모국에 남지만 왕국은 무너진다.

 ▼가사가 쓸모없게 된 이유 중 중요한 하나는 아이러니 하게도 기사의 존재이유를 높여 줘야할 방어무기가 지나치게 발달했기 때문이다. 14∼15세기 화살의 개량은 핸들을 돌려 활시위를 당기는 커다란 쇠활을 등장시켰는데, 그 관통력은 종래의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것이었다. 그래서 철갑 옷을 입게 되었는데 그 갑옷의 중량이 너무도 무거워 자기몸을 감당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적에게 잡히거나 쓰러져 죽기도 했다. 어쩐지 황당한 이야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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