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조용한 경고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조용한 경고
  • 강영희기자
  • 승인 2004.06.17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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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렉 2 -
 이번 주말에는 어떤 영화로 무더위를 날려 보낼까?

 영화 마니아들의 시선이 극장으로 향하고 있다.

 그 중 가장 화제를 모으는 작품은 바로 슈렉 2.

 뛰어난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다시 탄생한 슈렉 2는 외모지상 주의 및 인종차별에 대한 조용한 경고로 우리 곁에 다가온다.

 유치함으로 대변되는 것이 애니메이션이라는 편견을 버려라.

 다양한 영상 기술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주 먼 옛날, 아름다운 사랑을 이룬 녹색커플의 이야기를 미리 만나본다. <편집자 주> 

 아주 먼 옛날, 못된 영주와의 대결에서 힘겹게 승리한 슈렉은 드디어 피오나 공주와 꿈 같은 허니문을 떠나게 되었다. 아름다운 이 녹색 커플은 달콤한 허니문에서 돌아온 후 ‘겁나 먼 왕국’의 왕과 왕비인 피오나 공주의 부모님으로부터 초대장을 받게 된다.

  ‘겁나 먼 왕국’을 찾은 슈렉은 피오나 공주와 함께 떨리는 마음으로 왕과 왕비, 그리고 국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만, 예상대로 기절초풍!!

 ‘미트 페어런츠’ 하러 갔다가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된 사위 슈렉, 세상의 편견에 맞서 ‘그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을까.

  3년 전, 늪지의 괴물 슈렉은 마법에 걸린 피오나 공주와 사랑에 빠졌다. 영화 ‘미녀와 야수’를 닮은 키스신은 그러나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었다. 슈렉은 여전히 괴물로 남았고, 피오나는 인간이 아닌 괴물로 변해버렸다. 자기 본성에 맞게 살아가는 괴물과 그에게 매료돼 자기 자신을 버린 연인. ‘그 뒤로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더래요’라는 마침표를, 그들은 그렇게 찍은 듯했다. ‘슈렉2’는 ‘과연 그랬을까?’라는 의혹으로부터 심술궂은 후일담을 풀어낸다.

 환대받지 못한 슈렉은 피오나와 다투기도 하고, 피오나의 아버지가 보낸 자객 ‘장화 신은 고양이’의 습격을 받기도 한다. 모든 동화에 해피엔딩을 보장한다는 요정 대모를 찾아간 슈렉은 배우자에게까지 약효가 전해진다는 ‘영원히 행복해지는 약’을 마시고, 놀라운 변신을 하게 된다.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면, 모든 게 변한다.

 슈렉과 피오나도 마찬가지. 늪지대에서 나름대로 고고하게 가끔은 요란을 떨며 살아가던 아웃사이더 슈렉은 자신이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되었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그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전편에서 대담하고 엽기적인 행동을 보였던 피오나도 홈그라운드에서는 양순하고 우유부단한 소녀처럼 행동한다.

  주인공 슈렉 부부가 부진한 대신 ‘슈렉2’에는 새로운 캐릭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동화 캐릭터 압살 정책’을 폈던 1편의 파콰드에 비하면 어설프고 귀여운 수준이지만, 그래도 악당이 늘었다. 피오나의 배필이 됐어야 한다며 원통해하는 프린스 차밍, 그 아들을 통해 왕국을 손에 넣으려는 요정 대모, 그들의 손에 놀아나는 심약한 왕인 슈렉과 피오나의 사랑을 위협하는 훼방꾼들. 적군에서 아군으로 변절하는 캐릭터도 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는 다른 영화를 따라 한 패러디.

 ‘지상에서 영원으로’의 해변 키스신, ‘반지의 제왕’의 골룸과 반지신, ‘에이리언’의 에이리언 탄생신, ‘스파이더 맨’의 거꾸로 키스신, ‘미션 임파서블’의 공중 잠입신, ‘킹콩’의 거리 활보신처럼 ‘아이콘’이 될 정도로 유명해진 장면들이 수시로 출연한다.

 영화평론가들에 따르면 속편의 법칙에 따라, 무대가 달라지고, 인물도 사건도 많아진 ‘슈렉2’는 전편이 쌓아올린 기대치를 넘어서진 못했다.

 인간 캐릭터가 늘어나면서, CG 캐릭터 특유의 차갑고 딱딱한 질감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나, 그 통렬했던 조롱과 패러디의 수위가 하향 조정된 점이나, 단편적인 개그에 집착하는 듯한 인상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렇지만 ‘슈렉2’는 충분히 흥미진진한 영화다. 최후의 반전에 이르기까지 좌충우돌하는 다양함이 이채롭다.

 네티즌들의 평가도 상당히 긍정적이다. 네티즌 박평식씨는 “큰 펀치가 아쉽지만 무수한 잽만으로도 신난다”고 평했고 유지나씨 역시 “유쾌한 뒤집기의 릴레이”라고 호평했다. 또 이동진씨는 “강력한 효과를 자랑하는 애니메이션의 프로작이며 항우울제로 봐도 무리가 없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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