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공부
시험공부
  • 승인 2004.06.1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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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이 시험공부에 매달려 죽을 쑤고 있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다를 바 없다. 방법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나 근본적으로 시험이 가지는 의미는 거의 비슷했다. 중국에서 수(隋)대에서 청(淸)말에 이르기까지 1,300년 동안 관리의 채용시험으로 실시되었던 과거(科擧)는, 일단 합격만 되면 고관으로 출세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었기 때문에 대단히 좁은 문이었다.

 ▼ 그런 만큼 시험공부도 엄청난 것이었다. 3살 때부터 어머니에게 한자를 배우고 ,여섯살 때부터는 글방에서 「사서 오경」을 암기해야 했다. 그 속에 있는 문자의 수는 자그마치 43만 자, 이것을 모두 암송하면 이번에는 그 몇 배에 달하는 주석(註釋)과 섭력해야 할 역사 문학 등의 서책을 공부해야 했고, 거기다가 작시(作詩),작문( 作文)을 비롯하여 문제의 해답 연습도 해야 했다.

 ▼어찌 보면 이것만이 인생의 전부로 여길 만큼 과거시험은 하나의 절대적인 생존의 기준이요 목표였던 것이다. 그래서 여기에서 낙방하는 자는 인생의 낙오자로 추락하는가 하면, 과거에 합격하면 명예와 부 그리고 신분의 보장을 받아 탄탄한 미래가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15세에 대과에 급제하면 소년급제라해서 많은 축하와 칭송을 받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50세나 60세까지 과거시험에 응시해서 급제하는 예도 없지 않았다.

 ▼지금 우리 학생들이 초등학교에서 과외를 받는 것도 아마도 이러한 맥락에서 온 것이 아니냐 하는 느낌이디. 누구보다 더 많은 교육을 받아 출세를 한다는 부모들의 욕심과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 출세를 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이 어린 학생들을 혹사하고 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이러한 주입식 교육이 과거나 지금이나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데 있다. 비록 교과과정이 약간의 차이는 나지만 암기하고 외워야하는 교육방법은 어린이들을 하나의 기계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은 면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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