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다리, 소 다리’
‘개 다리, 소 다리’
  • 승인 2004.06.2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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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 다리’가 뭐고 ‘소 다리’가 뭔지 모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개 다리 소 다리’처럼 한데 붙여 놓고 사용하면 그게 무슨 소리인지 의아해할 게 당연하다. ‘개 다리’는 개다리이고 ‘소 다리’는 소다리이니까 ‘개 다리’와 ‘소 다리’일 뿐이라고 한다면 물론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세상에 미친 사람 아니고 ‘개다리 소다리’를 숙어처럼 사용하면서 그냥 개다리와 소다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개다리와 소다리는 밥상에 같이 오르는 고기가 아니려니와 농사에 함께 부려먹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냥이나 먹이, 우리 등 공통점도 전혀 없기 때문이다.

 요사히 일부 중앙 매스컴에서 ‘신행정수도 이전’에 관한 국민투표 여부를 논하는 과정에서 ‘새만금’을 개다리로 혹은 소다리로 등장시키는 악랄하고 집요한 자들이 있다. 새만금이 (전북표를 얻기 위해) (전북이 개발에 뒤처진 지역임을 이용하여) 정치적으로 결정된 것이고 지금은 ‘국토훼손’만 하는 애물단지로서다.

 그 연장선상에서 ‘신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내놓은 이용물)이라는 것과 다름없다. 신행정수도가 개다리이고 새만금이 소다리인지 혹은 그 반대인지 모르지만 이만큼 기이하고 어기차고 재미난 개고기 소고기는 앞으로도 쉽게 마주치기 어려울 성싶다.

 본시 개뼉다귀가 있는 곳에는 개고기가 모이고 소뼉다귀가 모이는 곳에는 소고기가 따라붙는 법이다. 개고기와 개뼉다귀가 떨어져 지낼 수 없듯이 소고기와 소뼉다귀도 분리되어 생각할 수 없는 대상들이다. 원래 한데 붙어있는 한 몸둥이인 까닭이다. 이들이 분리될 경우는 죽어 썩거나 도살장에서 발라져 생명을 상실하는 때다.

 ‘개 다리, 소 다리’는 한데 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렇게 동석시키는 것은 두 가지를 모두 죽게 하거나 죽은 송장으로서만이 가능하다. 한 가지도 아니고 두 개를 동시에 욕하는 지극히 나쁜 버릇이다. 함부로 ‘개다리 소다리’ 읊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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