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
씨름
  • 승인 2004.06.2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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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헌종 때 이규경이 쓴『오주연문장전산고』에 따르면 중국 진나라 무왕 때 씨름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씨름은 한자로 각력(角力)이라고 하는데 바로 힘을 겨룬다는 뜻이요, 씨름이란 어원도 같은 뜻이다. 우랄 알타이어계인 퉁구스어에선 씨름을 ‘소림’, 몽고어에선 ‘시렐’이라 한다. 우리 나라의 경우 4세기경의 것으로 추정 되는 고구려 고분 각저총(角抵塚) 벽화에 씨름하는 광경이 그려져 있는 것으로 미뤄 삼국시대 훨씬 이전부터 있어왔던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 나라에서 최초로 씨름에 대한 기록은 세종 때 「고려사」에서 볼 수 있다.고려시대 충혜왕이 정무를 신하들에게 맡기고 환관들과 씨름을 즐겨 조정의 예를 무너뜨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조선왕조 때도 명나라에서 사신이 오면 남산에 씨름판을 벌여 구경시키는 것이 접대의 절차가 되었으며, 이 조선씨름을 중국에서는 고려기(高麗技)라 하여 무술로 도입하기까지 했다.

 ▼스모는 한국의 씨름이 일본으로 건너가 변형된 스포츠로 상대를 씨름판 밖으로 몰아내거나 발을 제외한 신체 부위를 땅에 닫게 하는 사람이 이긴다. 스모는 8세기 초부터 왕실의 후원을 받았으며, 당시 스모는 항복을 강요하는 잔인한 구경거리 였다. 1600년 이후 프로 스모가 시작되었고, 이것을 흔히 일본의 국기(國技)라고 부른다. 스모는 단판승부를 겨루는데, 선수들은 경기에 임하기 전에 잡신을 몰아내기 위해 소금을 뿌리고 4분 간 발굴림 등 몸풀 이를 한다.

 ▼단오 때 씨름을 즐기는 것은 한국적 풍습이다. 농사철을 앞두고 농부들이 해이한 마음을 가다듬고 새로운 기운을 돋우기 위해서 씨름판을 벌여 몸단련과 함께 화합과 단결력을 조장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스포츠 경기는 농경사회의 정신력과 힘의 단련에 있다고 본다. 하나의 민속놀이로 발전하고 있지만 부국강력의 표상으로 씨름이 이용되어 왔다는 것도 국민건강과 국력의 신장에 있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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