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보인 한국인
깔보인 한국인
  • 승인 2004.06.2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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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이 잘난 나라 명패를 건 것은 ‘88서울올림픽’과 ‘2002서울 월드컵축구’에서다. 아시아의 유일한 선진국인 일본조차 1964년에 치른 올림픽을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치렀으니 그게 잘난 나라 인증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게 얼마나 잘난 증명서인지는 그때까지 올림픽을 치른 나라가 미,영을 비롯한 서구의 10여개 국가에 불과했고 동양의 일본과 예외적으로 북미의 멕시코가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냉전시대 공산종주국이었던 소련은 1980년 올림픽 기회를 어렵게 잡았으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하는 서방국의 불참으로 개망신만 당하고 말았다.

 모스크바와 다음기인 1984년 로스앤젤스 대회가 한번은 서방쪽에서, 다른 한번은 공산측에서 불참함으로써 둘다 반쪽대회가 됐으나 그 반쪽대회를 드디어 12년만에 온전한 대회로 회복한 게 서울올림픽이다. 그때 북한은 KAL기 폭발사건 같은 천인공노할 만행으로 서울올림픽이 열리지 못하도록 갖은 방해를 다했다.

 공포의 세계강자가 되고 있는 중국의 베이징조차 서울에 20년 늦은 2008년에야 순서를 타고 있음은 그만큼 둘 사이의 차이를 말해 준다. 축구월드컵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이 아시아 최초로 세계2위의 경제대국 일본과 나란히 세계제전을 치른 것이다. 남미 축구강국 몇나라가 끼어든 것이 올림픽과 다를 뿐 실로 또 하나의 국력 발휘이다.

 2002월드컵 개최지를 결정하던 1990년대 말까지 한국은 이처럼 ‘잘난 나라의 길’을 달려왔다. 그런데 어느 날 조국을 위해 산화한 국군용사들의 유해 찾아오는데 겁먹고 적진에 잡혀간 국군포로 송환을 외면하는 한심스런 족속들이 되면서 ‘못나 빠진’ ‘봉’이되고 ‘왕따’가 되었다.

 엊그제 이라크에서 죽은 ‘김선일’씨 죽음은 그런그런 총체적인 ‘한국의 추락’ ‘깔보이는 한국인’의 상징이다. 3천이 아닌 5만명의 강병을 보내서 국가와 국민, 나아가 민족의 체면을 찾아야 한다고 웨치는 사람들이 그래서 늘어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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