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금병매 <101>황홀한 그 기분 다시 느끼고 싶어
평설 금병매 <101>황홀한 그 기분 다시 느끼고 싶어
  • <최정주 글>
  • 승인 2004.06.28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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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문의 법칙을 넘어 <14>

옥향이 눈을 빤히 뜨고 물었다.

“그렇소. 내 말을 한 번 들어보겠소. 그 놈은 사내의 사타구니 사이 은밀하고 어두운 곳에 숨어있으면서도 절제로써 자신을 지킬 줄 아오. 그러면서도 지덕을 지녀 사랑하는 여인에게 베푸는데는 인색하지 않소. 그 놈이 여인에게 베풀어주려고 하는 마음이야 말로 인의 덕이 아니고 무엇이겠소. 가운데를 보시오. 텅 비어있잖소? 그것은 놈의 사악한 마음이 없는 순수한 마음이요. 또한 놈은 교접하고 싶을때는 일어서고, 그렇지 않을 때는 꿈쩍을 않으니, 신의 덕을 지킬 줄 알며, 교접에 임해서는 낮은 곳에서 옥문을 우러러보니 겸손하기까지 하오. 하니, 어찌 다섯 가지 도를 지녔다 하지 않을 수가 있소.”

“호호, 군자는 군자군요. 눈도 없고 귀도 없으면서 지켜야할 도리는 잘 알고 있군요. 그걸 알고 나니까 더욱 사랑스럽네요.”

옥향이 미앙생의 물건에 살짝 입맞춤을 했다.

‘대단한 여자야. 한번의 교접에 이리 허물없게 대할 수가 있다니. 사내들한테 닳고 닳은 청루의 계집들도 첫 방사를 한 다음날이면 수줍어 했었는데, 옥향은 수줍음이란 도대체 없지 않은가?’

미앙생이 혼자 생각하는데, 옥향이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첫날밤을 새운 새색시가 웬 한숨이요? 내가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요?”

미앙생이 살풀이를 원하면서도 차마 말은 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자기가 알아서 끌어갈 수도 없는 옥향의 속내를 충분히 짐작하면서도 짐짓 의뭉을 떨었다.

“아, 아니예요.”

옥향이 볼까지 붉히며 고개를 내저었다.

“알겠소. 그대가 그놈한테 실컷 두들겨 맞고 싶어하는 마음을. 어제밤의 교접 때 느꼈던 황홀한 그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어하는 마음을 알겠소.”

“제가 그런 줄 어떻게 알았어요?”

옥향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미앙생의 물건을 쥐고 있는 손에서도 열기가 느껴졌다. 그것은 미앙생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뜻이었다. 그걸 확인하기 위하여 미앙생이 옥향의 젖가슴을 만지작거렸다. 사내의 손을 타자 젖꼭지가 슬며시 일어서며 봉우리가 단단해졌다. 그리고 숨을 색색거리는 옥향의 코 끝에 땀방울이 맺히고 있었다. 콧등에 맺힌 땀방울만큼 아래 쪽도 젖어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미앙생이 손 하나를 옥향의 아랫녁으로 가져가는 데 그녀가 침을 꼴깍 삼키며 콧구멍을 벌름거렸다. 그만큼, 입안이 바짝 마를만큼 다급하다는 뜻일 것이었다. 미앙생의 짐작대로 옥향의 아랫녁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해주세요.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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