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께 드리는 말씀
국무총리께 드리는 말씀
  • 태조로
  • 승인 2004.06.3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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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 신문에서 이해찬 국무총리지명자가 국회의 절대적 인준을 받았다는 보도를 접했습니다. 진심으로 축하하며 우리나라 통치권의 2인자가 되셨으니 국민이 원하는, 보다 큰 정치를 펴시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으로 몇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무총리 이해찬님!

 첫째, 어떠한 경우일지라도 국민을 속이는 일이 결코 있어서는 아니 되겠습니다.

 지난날 교육부 장관시절 시대적 상황에 의하여 부득이 교육개혁 정책을 펴 실행하는 것을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교육을 경제 논리로 풀어 원로교사들을 무참히도 몰아내는데 너무도 했던 처사였습니다. 그 교사들을 내 쫓을 때 얼마나 뜬소문들을 많이 퍼트렸습니까. 지금 국가경제가 파탄이 되어 앞으로 퇴직금이 없어진다는 유언비어 때문에 30여 년 간 교사로 봉직하면서 그간 그야말로 청렴하게 생활하느라 한푼의 돈도 모아 놓지 못한 순진한 교사들을 동요시켜 고민고민 끝에 명예퇴직 하게 했고 그것도 모자라서인지 명예퇴직 말로 6개월 후인 2001년부터 본봉과 보너스를 합산함에 따라 본봉이 높아짐으로 퇴직금이 명예퇴직자보다 엄청나게 3분의 1이 더 많아졌으니 이것이 진정 국민을 속이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때 퇴직한 교사들이 현재 기간제 교사란 명목으로 현직에 몸 담이 있는 수가 얼마나 많은 줄 아십니까. 이들이 원해서 퇴직했다면 어찌 기간제 교사로 또다시 재직하겠습니까. 정말 이지 이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한을 가슴속 깊이 심어주셨습니다.

 둘째, 관대한 정책을 펴시기를 바랍니다.

 오늘날처럼 교권이 완전 무너진 것은 유사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8,15를 겪었고 무정부(미군정)상태의 혼란 속에서 살아왔으며, 6.25동란의 참상과 4.19, 5.16, 12.12사태 등 어려움 속에서 교육을 받아왔고, 교단에 서기도 했었습니다.

 그 어려웠던 지난날도, 이 총리께서 교육부 장관 당시처럼 교육의 비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더 많았으면 많았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왜 조용히 퇴출시켰는가를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한 교사가 교육자로서 가치를 상실했을 때 그 사실을 공개함으로 그 교사에게서 배운 그 학교 학생들은 물론이거니와 배우지 않은 수 만 명의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한 교사의 비리를 폭로했을 때 그를 안 학생들은 선생님들은 다 마찬가질거야, 라고 의식했을 때와 존경받았을 때의 교육 효과는 실로 비교가 되지 않으리 만큼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서 교육자의 비리는 그때마다 아무도 몰래 조용히 문제 교사를 퇴출 시켰습니다. 이것이 옳은 방법이 아닐까요?

 우리의 속담에 중등을 치면 보가 울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 부분을 쳤는데도 전체가 영향을 받았다는 말입니다. 더욱이 오늘처럼 대중매체의 위력이 이렇게 크게 좌우할 때가 언제 있었습니까. 국민 전체에서 한 명도 광우병이나 조류병으로 피해를 본 바 없는데도 계속된 뉴스로 여론이 확산되는 바람에 농가만 죽여 놓았듯이 교사를 도독으로 매도한 당시의 교육정책 때문에 이같이 교육이 무너지고 말았다는 사실입니다.

 셋째, 관권을 함부로 남용하지 마십시오.

 생각해보십시오. 학생들에게 조금만 큰소리 처도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관은 학생들보는 앞에서 버젓이 교사를 연행해 가는 참상 속에서 학생들은 무엇을 생각하며 어떻게 행동하겠는가를 조용히 묻고 싶습니다. 이런 가운데 학생들에게 건전한 인격으로 변화되기를 기대하는 정책이라 한다면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국무총리 이해찬님,

 이제 우리나라 국민들을 이끌어 가실 국무총리가 되셨습니다. 과거를 거울삼아 보다 훌륭하고 큰 정치를 펴 나가시어 국민 누구에게나 존경받을 수 있고 후손 대대로 길이길이 빛나는 업적을 남기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하재준<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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