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떨어진 불’
‘발등에 떨어진 불’
  • 태조로
  • 승인 2004.07.0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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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 강행으로 빚어진 ‘김선일씨 참수사건’이후, 한국 본토에 대한 국제테러공격 가능성이 다각도로 점쳐지면서 국민들의 심리적 불안감이 확산일로에 있다.

 여기에 미국에서의 ‘9·11테러’와 같은 ‘한국판 대재앙’이 미구에 저승사자처럼 서울을 비롯한 한국 전역에 엄습할 지도 모른다는‘체감위기론’도 한몫 거들고 있다.

 이라크 교민에 대한 개별적 살해행위가 아닌, 미국의 쌍둥이빌딩 여객기폭파사건이나 스페인의 마드리드 열차폭파사고와 같은 초대형 살상행위가 한국 본토(특히 서울)에서 일어나지 말란 법도 없다면서, 상상을 초월한 대형 국제테러사건이 한국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현실적 테러위협 앞에 국민 모두가 극도의 위기감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테러공격 현실화, 심리적 공포감 확산>

 테러공격 자체도 공포의 대상이긴 하지만, 국민불안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은 노무현 정부가 바로 ‘3무(三無)정권’임을 이번 기회에 확인한 까닭이다. 무책임·무능력·무희망의 ‘3무정권’을 과연 어디까지 믿고 어디까지 따라야 할 것인지 앞길이 망막해 도무지 미래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여당 중진인 김근태 전대표가 “국가시스템 작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을까.

 한국이 국제테러공격의 구체적 대상으로 노출돼 있다는 사실 자체가 국민적 위기감의 실체인 것만은 분명하다. 알카에다가 미국에 대한 9·11테러 공격을 준비하면서 한국에 있는 미국시설도 동시에 공격하는 방안을 은밀히 추진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기 때문이다.

 알카에다의 이같은 ‘서울 공중충돌 폭파시나리오’는 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실현 가능한, 현존하는 공포의 카드임이 분명하다. 특히 1차 파병도 아닌 추가파병 강행에다 미국, 영국에 이어 3번째로 대규모 병력을 파병한 ‘충성스러운 미동맹국’으로 낙인찍힌 마당이니 테러의 가능성은 그만큼 더 높아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몇 단계 업그레이드된 테러공격의 위협 앞에 국민들이 느끼는 공포와 전율도 한 단계 엎(UP)될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이치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라크 추가파병 강행에 따라 실제상황을 방불케 하는 테러위협 경고가 서울을 비롯한 한국 전역에 자동적으로 발해진 셈이다. 국제테러조직인 알카에다가 미국과 일본에 대한 테러공격을 경고하고 있는 가운데, 추가파병을 강행한 한국이 아랍권 국제테러조직의 유력한 공격대상국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일견 당연한 현상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설마’했던 국제테러 공포가 한국인들(특히 서울시민들)에게 구체적인 현실로 닥쳐왔다. 이것은 전적으로 현정부의 판단착오와 무책임성에서 비롯한 것이다. 경찰과 국정원 등 관련기관에서는 테러에 대비한 경비와 첩보수집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지만, 국민들의 불안감·위기감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 분명하다.

 시민들 사이에 서울에서의 테러공격 가능 대상으로 유명 빌딩이름의 이니셜이 거론되는가 하면, 아무래도 지하철이 첫대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심리적 공포감’의 한 단면이 아닐 수 없다.

 <국제테러 방지 대책, 턱없이 허술>

 이러한 테러위협에 대한 국내 대비책은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일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우 폭탄테러, 방화, 인질 등 대(對)테러 대비가 턱없이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관공서를 비롯한 호텔, 식당, 백화점 등 다중들이 이용하는 건물들이 금속탐지기조차 설치돼 있지 않는 등 거의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어 있다는 것.

 대(對)테러대책의 시급성이 계속 제기되자, 정부는 마지못해 ‘설익은’ 방안들을 내놓았다.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테러 등 재난 발생시 공공기관 대처방안’을 마련, 정부중앙청사 등 전국 공공기관에 하달했다.

 경찰도 최근의 미묘한 사태와 간련, 테러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서울 소재 미국, 영국, 터키 대사관 등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그러나 국민들 사이에서 급속도록 확산돼 가고 있는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처럼 보인다.

윤재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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