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밖 과외를 학교내 수업으로
학교밖 과외를 학교내 수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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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7.0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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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을 수립하여 추진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현안사항에 대한 해결수단과 현재의 상태를 미래에 보다 바람직한 상태로 변화시키기 위한 대안을 체계적으로 모색하고 실행에 옮기는 일이다.

우리도의 지난 3월 한 달간 사교육의 실태는 학원수강료만을 기준으로 초등학생 101억원, 중학생 71억원, 고등학생 48억원 총 220억원이었다. 이는 도내 학생들이 납부하는 1년간 수업료 218억원 보다도 더 많은 실정이다. 사교육의 내용은 초등학생들은 예·체능, 컴퓨터, 영어회화가, 중·고등학생들은 영어·수학을 중심으로 한 교과관련 수강이 대부분이었다.

전북도교육청은 교육인적자원부의 사교육비경감 대책을 기조로 지난 3월 “실행계획”을 마련하여 발표했다. 이번 계획의 기본개념(concept)은 학교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학교밖의 과외수업을 학교내(EBS 포함)의 수업으로 끌어들여 공교육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이계획의 핵심은 첫째, 유치원과 초등학교 1∼3학년의 경우에는 맞벌이 등으로 인해 늘어나고 있는 저학년의 보육과 교육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방과 후 교실”을 운영하여 “탁아 보육·교육”을 흡수한다. 둘째, 자녀들의 소질을 계발하고, 전인적인 능력을 키우고자 하는 학부모의 바램을 수용하기 위해 초등학교 4∼6학년은 “특기·적성교육의 활성화”를 통해 “예·체능과 영어 과외”를 흡수한다. 셋째는 상급학교 진학 준비 등을 위한 학력신장의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수준별 보충학습”을 통해 “교과과외”를 흡수한다. 넷째, 대학입시를 앞에 두고 있는 수험생들에 대하여는 “e-learning 체제”를 구축하여 “수능과외”를 해결한다. 다섯째는 학급내 학생들의 학력격차로 인한 수업의 이질화를 해소하기 위하여 “수준별 이동수업의 확대”를 통해 “평준화 제도”를 보완한다.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단위학교의 자율운영 체제를 확립”하고, 학부모와 지역사회에 “학교교육의 참여”를 확대해 학생·학부모·교사·지역주민 등 교육공동체와 함께 사교육 문제를 해결한다.

전북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28개 과제를 선정, 앞으로 3년간 29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3월부터 우리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심혈을 다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Off-line 위주의 학습체계에서 On-line 위주의 학습체계로 일대 전환을 꾀하는 EBS 인터넷 방송이 지난 4월1일 세계에서 처음 성공적으로 송출, 운영되고 있다.

리서치 앤 리서치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EBS 수능강의 실시 이후에 인문계 고교생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이 월평균 4만7천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우리도는 EBS강의 시청율이 전국 최고인 66%에 달했으며, 학생 1인당 사교육비도 평균 5만3천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청의 자체조사에서도 도내 고교생의 학원수강생과 수강료가 3월 1만5천명 48억원에서, 5월 8천명 22억원으로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정당과 단체의 반대로 일부 과제가 축소 또는 시행되지 못하거나 무산 위기에 처한 사례도 있다. 대부분의 과제를 학교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단위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여 시행하도록 하였으나 중학교 보충학습 등 일부 과제가 추진되지 못하거나 획일적으로 시행되었다. ‘미군 원어민 자원봉사자와 함께 하는 영어교실’이 도의회 예산심의과정에서 전액 삭감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한다.

이제 시작에 불과한 이번 대책마저 실패한다면, 이후의 정부가 내어놓는 어떠한 사교육비 경감대책도 학부모나 주민들은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기필코 성공시켜야 할 절박한 처지에 놓여 있다.

우리는 어떠한 장애요인도 온 힘을 다해 극복할 것이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행정환경과 끊임없이 교류해 나가면서 학부모의 신뢰를 쌓고 나아가 공교육 정상화의 기반을 다질 것이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충고와 조언 그리고 격려를 고대하고 있다.

김은섭<전라북도부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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