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도의장후보 단일화 정서
우리당 도의장후보 단일화 정서
  • 승인 2004.07.0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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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도의회 의장 선거를 앞두고 열린우리당이 갖은 신고를 겪은 끝에 정길진 의원을 단일후보로 내정하였지만 도의회의 그러한 조정 과정을 처음 대하는 도민들에게는 다소 생경한 감이 없지 않다. 불특정 다수가 나서 무차별 경쟁을 통해 과반수 득표자를 당선시키는데 익숙한 도의원들도 뭔지 어색한 감을 감추기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이번 내부조정으로 하필이면 후보자 4인 중 ‘나이 많은 것’이 유일한 합의도출 요건이었다고 하니 경선을 신봉하고 무한경쟁을 기본조건으로 여기는 열린우리당에서, 그것도 변화와 혁신의 기치를 높이 든 개혁, 진보적 신념의 집권세력으로서 과연 걸맞는 사고인지 고개가 갸웃거릴 일이다.

 도의원 대부분이 같은 당원이었을 때는 굳이 합의나 조정이 필요치 않았기 때문에 자유경쟁으로 갔었으나 지금은 상대적으로 세력을 갖춘 상대당과 상대자가 엄존해 있기 때문에 확실한 자당 출신자의 당선을 위해서 단일후보를 냈고, 혹시 이탈자가 있을지 모르니 즉시 소속도의원들을 소집해 공식적으로 추인을 받아 버린 빈틈없는 절차도 ‘연장자 선정’만큼이나 부자연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열린우리당의 신진 혹은 초선 쇄도 분위기에서, 당내의 기수와 서열 뭉개기가 두드러진 새 풍토에서, 유독 연장자가 독보적으로 대접받고 있다는 인상은 어디가 빗나가도 한창 빗나가게 비친다. 의장후보 4인이 초선 1인, 재선 2인, 3선 1인으로 구성되어 그 중 재선이 연장자 대우로 단일화의 영광을 안게 된 것은 전북적 특수 정서, 열린우리당적 특별 가치 혹은 사정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할 것이다.

 무소속으로 당선되어, 정몽준의 국민통합21에 몸담았고, 고창 정균환 전의원 지역구에서 당선돼 얼마 전까지 무소속으로 있던 정길진의원이 연장자 단일후보라는 사실과,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전지역구 출신 김희수, 최진호의원 그리고 김원기 국회의장의 지역구 정환배 의원이 경선자였다는 면에서도 문제의 기묘함은 읽힐 수 있다.

 도의원 8명을 거느린 정세균 도위원장이 묘하게 3지역구의 제4각에 서서 합리적 구도를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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