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신산업사회의 수립을 서둘러야
지속가능한 신산업사회의 수립을 서둘러야
  • 태조로
  • 승인 2004.07.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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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역사는 기술혁명에 의한 진화의 과정이며, 따라서 과학은 결과물로서가 아니라 사회적 변화의 과정으로 이해되어져야한다. 현대 산업사회의 모태가 된 18세기 산업혁명은 실상 산림자원의 고갈로 인한 에너지위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당시 영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석탄을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집중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그 결과 공업생산방식이 한 차원 높아졌고 새로운 동력기계가 출현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또 한번 석유자원을 바탕으로 한 2차 산업혁명을 통해 인류는 유례가 없는 고도의 산업생산력을 달성하게 되었다.

 계속적인 기술혁신과 함께 성장해온 산업사회는 세계자본주의체제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면서 지구촌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생산과 소비체로 변모시켰다. 마치 엄청난 증식력을 지닌 생물체처럼 자기성장을 거듭해온 산업사회는 이제 인간의 지적 영역까지도 산업화의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심각한 모순에 빠진 산업사회 

 그런데 영원히 풍요를 가져다주리라 믿었던 산업사회의 성장은 심각한 자기모순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것은 무엇보다 지구온난화와 생태계의 파괴 같은 자연계와 산업체제간의 충돌이 삶의 질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산업사회가 지닌 야누스의 두 얼굴은 현재의 인류문명에 대해 새로운 형태의 진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산업사회가 자연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신산업사회’로 전환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미래의 지속가능한 산업체제에서는 자연과 산업이 하나의 통합체로서 유기적 작용을 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차원의 기술혁명이 필요하며 인류의 유지능력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확대되어야한다. 이는 과학적으로 자기조직화능력이 뛰어난 ‘창발적’ 세계나 작은 것이 지배하는 나노기술의 세계 등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있다.

 지속가능한 신산업사회를 수립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바로 새로운 에너지체제와 기술이다. 지속가능성은 궁극적으로 에너지의 공급과 소비가 자연계의 흐름과 일치될 때 확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존의 에너지체제로는 인류의 미래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이 이미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인류가 에너지이용을 통해 자기생명력을 지속적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기술혁명이 가능한 지에 대해 회의를 품고 있다. 그러나 이미 여러 연구결과들이 현재 수준의 에너지기술혁신으로도 지속가능한 산업체제로의 이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독일의 한 연구소는 에너지효율성기술의 향상과 신재생에너지이용의 확대를 통해 복지수준이 현재보다 4배 이상 향상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되면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2050년까지 절반으로 줄어든다. 

 신산업사회와 기술혁명은 우리의 선택 

 에너지혁명이 이미 시작되었음은 그간 화석연료와 이해관계를 같이해온 세계에너지협의회가 미래의 에너지를 바탕으로 한 생태적 시나리오를 제시한다는 사실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다국적 석유회사인 쉘의 경우는 한걸음 더 나아가 2060년까지 세계에너지소비량의 60%정도가 미래의 에너지에 의해 충당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태양에너지사용의 증가는 눈에 띄게 빨라 미래 에너지소비량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은 전통적인 산업사회체제에 뒤늦게 뛰어든 대가로 엄청난 역사적 고통을 경험했다. 그러나 피땀 흘려 일한 덕택으로 이제 좀 살만하다 싶으니 지구촌사회는 전혀 새로운 차원으로 넘어가고 있다. 한국은 지금 미래의 선택에 있어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나라의 미래를 결정지을 지속가능한 기술과 산업체제의 수립은 우리에게 주어진 정치적 선택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임성진<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위원/전주대교수·사회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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