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금병매 <109>몸은 모두가 불구덩였다
평설 금병매 <109>몸은 모두가 불구덩였다
  • <최정주 글>
  • 승인 2004.07.07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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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문의 법칙을 넘어 <22>

“그건 안 되네. 철칙을 어찌 어긴단 말인가?”

철비가 고개를 내저었다.

“알겠습니다. 이 가문의 사위가 된 이상 저도 지키겠습니다. 홍주나 드십시오.”

미앙생이 홍주를 다시 따라 주었다.

“자네가 우리 가문의 법칙을 자 지키겠다니 고맙군. 홍주도 맛 있고.”

석 잔의 홍주를 마신 철비가 미앙생이 넣어주는 육포를 받아 몇 번 우물거리다가 내가 왜 이러지? 하고 중얼거리며 서탁에 얼굴을 박았다.

‘옥향이 탄 수면제가 효과가 빠르군. 귀찮은 장인께서 잠이 드셨으니, 옥향이나 실컷 사랑해주어야지.’

철비를 침상으로 안아다 눕히고 홍주병과 육포를 챙긴 미앙생이 서둘러 별채로 갔다. 하마하마 기다리고 있던 옥향이 문밖까지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님은 잠드셨는가요?”

“그러니 내가 왔지요. 그대가 그리워서 병이 날 지경이었소.”

“저두요, 저두 그랬어요.”

“어서 들어갑시다.”

미앙생이 옥향의 허리를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 옥향이 버들가지처럼 흐늘거리며 호호호 웃었다.

“왜 웃소?”

“너무 좋아서요.”

“나도 그대만큼 좋소. 언제 장인 어른의 잠이 깨실지 모르니까, 어서 서두릅시다.”

미앙생이 옥향을 침상으로 밀었다.

“절 마음껏 사랑해주세요.”

옥향이 벌써 단내를 풍겼다.

“그러리다, 그러리다. 힘껏 사랑해주리다.”

미앙생이 옥향의 옷가지들을 천천히 벗겨내며 열에 들뜬 목소리로 대꾸했다. 아직 본격적인 애무가 시작되기 전인데도 미앙생의 손길이 스칠 때마다 옥향의 몸이 꿈틀거렸다.

‘옥향의 몸은 모두가 불구덩이야. 이리 예민하게 반응할 수가 없어.’

미앙생이 입술이며 손으로 옥향의 몸 곳곳을 애무하며 중얼거렸다. 계집이 반응하면 할수록 사내는 더욱 기가 살아나는 법이었다. 또한 반응이 좋은 곳일수록 더욱 정성을 들이고 싶은 것이 사내들이었다.

옥향을 침상에 눕힌 미앙생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먼저 옥향의 발가락을 슬슬 쓰다듬어 주었다. 귓부리나 목덜미만은 못해도 발가락 또한 옥향의 불구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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