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보좌관
라이스 보좌관
  • 승인 2004.07.0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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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여는 참모회의 모습이 우리 TV 영상에도 수시 비친다. 그 부시 뒷줄에 앉은 감으잡잘한 피부를 가진 여인 하나를 늘 본다. 그 여인이 콘들리자 라이스 미국 국가안보 보좌관이다. 검은 머리에 흰자위 속의 검은 눈동자가 여간 매섭지 않다. 초강대국인 미국의 국가안보를 담당한 대통령 보좌관이니 매서운 눈초리일 수 밖에 없다.

▼미국의 국가안전보좌관은 국가안보에 관해 미국 대통령의 1급 참모다. 따지고 보면 막강한 자리다. 국가를 보위하고 지키는 일 만치 중요한 일이 어디 있는가. 안보에 관한 한 외교, 국방 할 것 없이 미국 통치권이 미치는 어느 곳이나 직접적인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 그 큰 자리를 일개 흑인인 라이스가 장악하고 있다. 그것도 여자의 몸으로 말이다.

▼이 미국의 국가안전보좌관은 왕년의 명 외교관으로 크게 이름을 떨친 키신저가 역임한 자리다. 1970년대 초 닉슨 대통령에 의해 보좌관에 임명된 키신저는 이때부터 그의 전성시대를 이뤄 세계를 종횡으로 누비며 명성을 떨쳤다. 키신저가 가서 머무는 곳 마다 세계적 현안이자 미국의 현안인 굵직굵직한 국제문제들이 봄눈 녹듯 슬슬 풀렸다. 해서 외교의 귀재로도 불렀다.

▼그가운데 가장 큰 것이 미국과 중국의 국교 정상화다. 그 다음이 백년고질로 미국의 속을 썩힌 월남전 해결이다. 행방을 밝히지 않고 가방 하나만 든채 워싱턴을 떠나면 어느 사이 중국 베이징으로 날라가 주은래(周恩來)와 모택동(毛澤東)주석을 만나 국교를 트게 하였고 월남문제도 파리에 귀신도 모르게 들어가 월맹의 실력자 레 툭드와 양국 전쟁을 종식시키는 합의를 이뤄냈다.

▼외교의 귀재이자 협상의 명수로서 당대를 풍미했던 키전저다. 그러나 이제 그 키신저 시대를 접고 오늘 라이스 보좌관이 한국에 온다. 노 대통령을 비롯 우리 외교, 국방 안보관계 고위층과 만난다. 부시 친서를 갖고 북핵문제를 비롯한 이라크 파병, 주한 미군에 대한 의견조율도 있을 모양이다. 키신저 같은 명성은 아직 듣지못하고 있으나 그래도 오늘의 세계를 머리에 가슴에 얹고 사는 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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