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화·특성화만이 실업교육의 살길
전문화·특성화만이 실업교육의 살길
  • 김종순 기자
  • 승인 2004.07.13 1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진학을 위한 인문계고교와 함께 고교교육의 양수레바퀴의 한축인 실업계 교육.

실업계고교의 붕괴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아직껏 그 해법은 제시되고 않고 있다.

도내 실업계 고교들은 살기 위한 자구책으로 인문계 고교로의 전환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형편이다.

 학교명 개편이나 학과 개편 등의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지원자수가 감소하고 학생들의 취업기피 현상이 심화되며 존립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도내 6개 실업계 고교가 감소하고 4백56학급이 줄어들었으며 학생수도 2만3천2백26명이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육관계자들은 황폐화된 실업교육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실업교육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 기능인력을 배출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사상 유례 없는 취업대란 속에서도 중소기업에서는 오히려 기능인력을 구하지 못해 난리고, 첨단 산업과 신종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전문 인력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낙후된 실습 기자재는 첨단 기능 인력의 배출을 기본적으로 불가능케하고 기업들에게 필요한 전문인력을 공급하는데 학교들의 정보력이 크게 뒤떨어지며 실업교육의 황폐화는 더욱 가속화된다.

  실업계 고교의 한 교사는 “황폐화된 실업교육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실습 교육에 필요한 첨단 기자재 도입, 우수학생 유치를 위한 실업고생 학비지원, 학급당 학생수 감축 등 획기적인 실업교육여건 조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실업고를 인터넷고·자동차고·디자인고·조리과학고·애니메이션고 등 으로 전문화·특성화시켜 우수한 학생들을 모집하고, 재학 중에 100%수준에 달하는 취업확정이나 대학진학의 길을 열어주는 등의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업계고교를 졸업하는 50% 이상의 학생들이 산업체 취업보다는 대학진학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실업계 교육은 더욱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실업계를 졸업한 학생 8천229명 가운데 취업한 학생은 3천34명인데 반해 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4천734명으로 취업학생보다 진학학생수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업계열은 졸업생 2천895명 가운데 32%에 해당하는 922명의 학생만 취업했을 뿐 62%인 1천798명은 대학에 진학했으며 농업계열은 졸업생 555명 가운데 144명이 취업하고 대학에 진학한 학생수는 244명으로 실업교육의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산업체에 필요한 기능인력 양성 및 공급이라는 실업계 고교교육의 교육목표가 실종돼 실업계고교에서는 진학위주로 교육이 변질되고 지역 산업계에서는 기능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모순이 빚어지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실업계 고교에 들어가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한다면 현재와 같은 실업고 기피 현상은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이다”며 “지역실정에 맞는 산학 연계교육이 적극 추진되면서 첨단 실습기자재 시설을 갖추고 현장에서 곧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실습위주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