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국제발효식품 엑스포’
‘전주 국제발효식품 엑스포’
  • 승인 2004.07.1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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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로 두번째 열리는 ‘전주 국제발효식품 엑스포’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 행사는 ‘반만년 농경사회의 전통을 이어온 우리 겨레의 생활양식 가운데에서 자연스럽게 배태 성장해온, 가장 전라북도적인 친화와 특화성을 지니고 있는 먹거리, 발효식품의 제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작년 변변치 못한 여건과 충분치 못한 관계기관의 지원을 안은 채 행사 준비를 강행하던 그 어설픈 시점의 상황을 우리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막판까지 어려움을 겪고 막상 뚜껑을 열자 몰려든 수많은 관중과 희색어린 참여업체의 모습을 접하게 된 것은 하나의 경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1천억원에 이르는 건립비가 든 ‘소리문화의 전당’에 ‘세계소리축제’를 열기 위해 40억원씩 배정하고도 시설을 관리하기 위해 연간 30억원 이상을 위탁업체에 지원해야 하는 사정과 직접적으로 비교해 보면 발효식품 엑스포가 얼마나 작은 비용으로 커다란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물론 초기 많은 돈을 들여서 가꾸어야 할 문화 향유의 수단과 처음부터 수익성을 내면서 산업발전이나 관광에까지 기여하는 종류의 행사가 모두 일관된 기준에서 영위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해마다 매너리즘과 지지부진을 이어오는 도내축제행사에서 이처럼 상업성과 관광성, 생활문화를 포괄한 창의적 행사가 폭발적 성공을 이룩한 것은 지역의 창의성이 국제적 엑스포를 만들어내는 놀라운 체험이요 증명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한국적인 것, 우리 고유의 것이 독창의 기반이요, 이러한 기반적 산품들이 우리의 생활과 문화에 배어있는 사고와 편익으로부터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확실한 기술과 비결을 보유하며, 그러한 우량의 것들에 사람들이 몰리고, 그것이 외부의 관심을 모으는, 선순환의 작용을 부르는 것이다.

 바로 무한한 가능성의 엑스포가 예견되는 이유이다. 다만 ‘발효식품 엑스포’가 퓨전과 세계화 경향이 짙은 식품산업 환경에서 지나치게 광범위한 ‘세계의 모든것’에 현혹되거나 혹은 무모한 ‘편협적, 국지적인 재래성’에 편향될 경우 수요자와 대중으로부터 다같이 외면받을 수 있음을 유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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