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
임실
  • 승인 2004.07.1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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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거남원(生居南原) 사거임실(死居任實). 남원이 살기에 그리 좋은 곳이라는 뜻을 내세우고 있지만 기실 임실에 명당자리가 많음을 더욱 강조하기 위한 말이다. 생거부안(生居扶安)도 있다. 그러나 死居( )( )은 금수강산 삼천리 천하명당이 널려있는 한반도 전체를 통틀어서 몇 개다.

 임실은 그래서 그런지 우국지사, 학자, 재계 공히 인재들이 풍부하게 배출되고 있다. 3.1독립선언의 33인 민족대표를 낳았으며 현직 대법관이 계시고, 전국 최다 박사 고을인 삼계가 있으며, 전무후무의 행정법학자 이상규 박사나 전북에서 유일하게 30대 재벌에 들었던 전우성그룹 사주도 임실 출신이다.

 유신시절 임실,순창,남원이 한 선거구로 묶일 때도 임실에서 반드시 국회의원이 나왔다. 공교롭게도 지난 3회에 걸친 임실군수 선거는 모두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는 변괴를 보여 주었다. 17대 총선은 아예 임실군민의 자존심이 썩어 문드러진 텃밭이다.무진장 선거구가 인구 하한선에 걸려 독립선거구 역할을 못하게 되자 꼬마 3군에 ‘왕따’ 붙이기 신세가 되었다.

 3년 전 도내 최소인구의 무주군 경찰서장이 경정으로 보임되더니 그 뒤 진안...장수...쯤 하다가 느닷없이 임실로 점프하였다. 이번엔 ‘유명한 영화 살인의 추억, 실화 인물, 임실이 고향...어쩌구’ 하며 경기도에서 계장급 경정이 충청도를 점프해 왔다. 진안 출신 배성수 전북경찰청장, 지난번 선거에서 임실에서 가장 고전한 진안의 정세균 의원의 영향력은 烏飛梨洛의 연상일 뿐이다.

 임실이 어차피 사건이 적고 인심이 후한 곳이자 외유내강과 넉넉한 품성의 고장이니 경정이든 총경이든 또 경무관이 오든 군민들이 괘념치 않을 것임은 물론이다. 오히려 임실에 대한 믿음일 수 있을 것이다. 경정으로도 경찰서장이 될 수 있는 임실은 경정 계급의 희망이자 동경지일지 모른다.

 임실의 포용력이고 크기이며, 임실이기 때문에 가능한 정서이며 많은 이들에게 매서운 자책과 성찰의 계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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