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떡 1조원 공사
그림의떡 1조원 공사
  • 승인 2004.07.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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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하반기 1조원대에 이르는 11건의 전북도내 도로공사가 발주될 예정이다. 공사기간 평균 3년을 잡으면 연평균 3천억원대의 일감이 도내에 주어지고 그 중 절반을 도내업자가 맡으면 연간 1500억원 이상의 돈이 도내에 들어올 수 있다. 그 정도라면 기존 혹은 미래 수주 병행량과 합쳐 도내 도로관련 업체들에게 호황을 줄만한 수준일 것이다.

 그러나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1조원 공사에 몇푼 어치 콩고물이라도 지역에 떨어지고 몇모금 국물이라도 지역업체에 흘러내릴지는 보나마나다. 과거의 예를 보나 되어가는 관청 분위기를 보나 애초부터 틀린 애기다. 아예 ‘김칫국 마실’ 기분조차 낼 필요 없다는 게 옳을 것이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우선 업계와 관청에 변화의 징조가 전혀 비치지 않는다. 중앙 대기업체와 도내업체가 컨서시엄을 맺고, 실제로 할당된 업무만큼 도내업체의 이름과 기술, 장비, 인력으로 공사를 진행하여, 그에 속하는 도급액을 지불받도록 한창 준비에 열을 올려야 하는데 그런 모습은 기미조차 없다.

 도와 시군도 마찬가지다. 공사발주시 전체적으로는 도가, 부분적으로는 시군이 나서서 도내업체가 적정한 규모의 일감을 확보하는지 살펴보고, 실제로 도내업체가 자신의 책임하에 공사를 시행하는지, 기성은 기일에 직접 수령되는지 등 확인하고 지원해 주는 작업 시행의 관청 자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존의 공사시행 관행을 혁신적으로 뒤엎는 것인 만큼 온통 관청이 그 일로 북새통을 이뤄도 시원찮은데 그럴 낌새도 아인 것이다. 그러니 작년이나 올해나 내년이나 도내에 도로공사 일감이 아무리 많이 나와도 없어지는 건 도민 땅덩어리요, 묻어나는 건 먼지나는 공해와 소음뿐, 돈이 떨어질 리가 없는 것이다.

 도나 시군이 그런 업계관행을 시정할 의지가 없이, 법미비 핑계만 반복하는 순간에 눈 번히 뜨고 일감 뺏기는 사태가 계속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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