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언론사에는 탐사보도사례가 없다
최근 들어 우리는 많은 게이트들을 만났지만 실은 그 시초는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던 “코리아게이트”였다. 한국의 실업가 박동선을 통한 정보기관의 로비사건으로 워터게이트 사건 직후라 미국 조야를 뜨겁게 달구었던 사건이다. 이처럼 우리 언론사에는 진정한 탐사보도의 사례가 없다. 하물며 지방언론에야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탐사보도의 성격을 띈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근접 취재나 밀착취재는 없고 설 설 설로 이어진 설의 잔치에 지나지 않았다. 요즘 들어 중앙 메이저 신문들이 탐사보도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 지역과 관련한 소재 가운데서도 가령 새만금사업과 관련한 정치적 배경이라던가 부안 원전센터유치를 둘러 싼 이러저러한 잡음들을 탐사해 보는 일등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중앙의 경우이긴 하지만 MBC의 PD수첩이나 카메라 출동, KBS의 추적60분등는 장수를 하고 있는 탐사보도 프로그램들이다. 방송과는 달리 신문의 경우는 기자 한사람의 집념과 끈기만으로도 얼마던지 탐사보도기사를 만들어 낼수 있다고 생각한다. 탐사보도는 개인이나 조직이 숨기고자 하는 중요한 사안을 독자적으로 파헤치는 보도행위이기 때문이다. 탐사보도의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대기자를 꿈꾼 사람이라면 반드시 좋은 탐사보도를 목표로 일한다고 한다. 우리 언론사의 경우 출입처주의가 확고할뿐 아니라 많은 시간과 경비조달이 문제이고 다른 기사에 비해 파괴력이 크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지방신문이 살길
그렇지만 언제까지 읽기를 강요할 것인가? 읽을거리가 있어야 신문을 찾는다는 뜻이다. 정보의 홍수시대에 살면서도 늘 정보의 빈곤을 느끼는 독자들은 부정이나 부패 비리등과 관련하여 숨겨진 사실을 알고 싶어 한다. 꼭 그런 일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지식 새로운 사실에 대하여 흥미를 느낄 수 밖에 없다. 지방신문을 읽어야 하고 지방신문이 성장해야 한다는데 어느 누구도 반대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여덟 개 신문을 꼼꼼이 훌터 보아도 읽고 싶은 기사를 찾기가 어렵다. 한결 같이 그 제목에 그 내용들이다.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날이 갈수록 독자는 외면할 수 밖에 없다. 어차피 희생이나 봉사정신이 아니면 기자생활을 지속하기 어렵다면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저 보았으면 한다. 그것이 성공했을 때 기자도 살고 신문도 살 수 있다. 회사가 못한 일을 기자가 나서서 해보자는 말이다. 미디어 포커스가 소개한 허쉬기자가 그러한 경우다. 여덟 개 신문이 연례 행사처럼 독자확충 행사를 하고 있지만 그런 방법은 일시적인 것일 뿐 지방신문이 살 수 있는 근본 대책은 아니라고 믿는다. 탐사보도에 대한 분위기 조성을 포함하여 획기적인 편집정책의 변혁이야말로 진정 지역신문의 살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독자의 알 권리에 대한 사전적 의미만으로는 정보의 빈곤은 해결되기 어려우니까.
안 홍 엽(원광대 겸임교수/주)필 애드 대표)